벌거숭이두더지쥐. [Thomas Park/University of Illinois 제공=연합뉴스]
아프리카에 사는 벌거숭이두더지쥐(naked mole rat)라는 동물이 죽을 때까지 늙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인간수명 연구 분야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생명과학 연구개발(R&D) 회사인 캘리코는 벌거숭이두더지쥐 3000여 마리를 35년간 사육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2013년 설립된 캘리코는 인터넷 기업 구글의 생명과학 연구개발(R&D) 계열사로 구글이 비밀리에 진행해온 인간수명 연장 프로젝트를 맡아왔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아프리카에 사는 땅속 동물이다. 이 동물은 몸길이 8cm에, 몸에 털이 거의 없다. 최대 수명은 30년으로 몸집이 비슷한 다른 쥐 종류의 5~10배에 이른다. 사람으로 치면 800살쯤 사는 셈이다.
심지어 질병에 걸려도 통증을 느끼지 않고, 산소가 없어도 18분을 견딘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고령일수록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곰퍼츠의 사망률 법칙'을 따른다.
이에 따라 사람은 30세 이후 사망률이 8년마다 두배씩 늘어난다.
하지만 캘리코 연구진의 사육결과에 따르면 벌거숭이두더지쥐는 특이하게도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동물이 번식 가능할 정도로 성숙한 후에도 사망률이 하루 1만 분의 1 미만으로 꾸준히 유지됐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버펜스타인 박사는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노화 징후가 거의 없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생식이 가능할 정도로 성숙하는 데 걸린 시간의 25배가 흘러도 사망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장수와 노화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생명과학·의학 분야 오픈 액세스 저널 '이라이프'(eLife)에 실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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