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나우뉴스]베네수엘라에서 긴 머리카락을 기증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머리카락 강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아예 머리카락을 잘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게 안전하고 낫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 ‘희망의 머리카락’은 머리카락을 이용해 베네수엘라에서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다. 단체는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어린 암환자들을 위해 가발을 만들어 준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져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가발을 사용하지 못하는 암환자 어린이들이 이 재단으로부터 무료로 가발을 지원받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머리카락 강도사건이 터지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이 재단에는 머리카락을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강도를 만날까 걱정하던 긴머리 여성들이 신변안전을 위해 재단에 머리카락을 기증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소중하게 기른 머리카락을 스스로 자르는 것과 누군가에게 강도를 당한다는 건 분명 다르다”면서 “머리카락을 기증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함께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인이 강제로 머리카락을 잘라 훔쳐가는 건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것과 같다”면서 “강도피해를 당한 여성들은 큰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7월부터 머리카락 강도사건이 터지기 시작했다. 대도시 마라카이보에서 시작된 사건은 카라카스, 발렌시아 등지로 퍼지면서 전국화(?)했다. 장물 머리카락은 길이에 따라 최고 7000볼리바르(약 100만원)에 거래됐다.
중남미 언론은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베네수엘라에선 특히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자가 많다”면서 “범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는 머리카락 강도도 불안에 떠는 여자가 속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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