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팔 없는 농구선수 인간승리 감동” 대서특필
조지아 고교선수 농구명문 플로리다 입단
NBA출신 괴짜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평양에서 칙사대접을 받는 사이, 조지아의 한 시골 고등학교 농구선수가 미 대륙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애틀랜타 북부 밀튼 하이스쿨의 졸업반 재크 호드스킨스(17)가 그 주인공이다. 뉴욕타임스는 21일 스포츠섹현 톱으로 한팔없는 농구선수 재크 호드스킨스가 농구명문 플로리다대에 진학한다고 대서특필했다.
재크는 왼쪽 팔꿈치이하가 없이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는 아들을 강하게 키웠다. 파도타기의 일종인 스킴보드부터 트라이애슬론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익히게 했다. 재크가 가장 좋아한 운동은 놀랍게도 두 팔이 필요한 농구였다.
남들은 한 팔로 농구선수가 되는 것보다 미국 대통령이 되는게 더 쉬울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기적을 만들었다. 지난 10년사이에 두차례나 NCCAA에서 우승한 농구강호 플로리다가 스카우트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비록 장학금은 주어지지 않지만 농구팀의 정식 멤버로 입단하는 조건이었다. 6피트4인치(193cm)의 가드인 그는 탁월한 패싱과 드리블은 물론, 놀랍게도 3점슛도 척척 넣는 장거리 슈팅력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11점을 마크했고 시즌이 한창인 올해는 평균 6점과 2.3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조금 약한 대학을 선택한다면 충분히 스타터가 될 수 있는 실력이지만 그의 꿈은 원대하다.
재크의 아버지 보브 호드스킨스는 “아들은 최고의 도전을 원한다. 할 수 있는한 가장 높은 단계까지 가려고 한다”면서 궁극적 꿈이 NBA 임을 시사했다.
중학교 때 재크는 농구를 위한 보조운동으로 크로스컨트리를 선택했다. 대회에서 2등을 한 후 더욱 열심히 훈련하자 걱정하는 부모에게 그는 “남들이 나를 이기는건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할만큼 승부근성이 대단했다.
그의 부모는 두명의 코치에게 도움을 청해 아들에게 크로스오버 드리블을 가르쳤다. 장애로 인한 불리함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체육관이든 운동장이든 어디든 볼을 갖고 다니면서 훈련을 했다.
1년전 유투브에 띄운 재크의 1분짜리 플레이 동영상은 거의 4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좀더 많은 대학 스카우트에게 노출하기 위해 부모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현재의 밀튼으로 이사했다.
마침내 플로리다대의 빌리 도노반 감독이 그를 눈여겨 보게 됐다. 도노반 감독은 재크에게 “진심으로 너를 선수로 뽑고 싶다. 너는 영감을 주는 아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네가 좋은 농구선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팔 없는 농구선수는 그말고도 있다. 지난해까지 NCAA 디비전1 소속 맨해튼 칼리지에서 활약한 케빈 로위(24)다. 그 역시 선천적으로 왼팔꿈치 이하가 없었지만 타고난 재능과 불굴의 의지로 고교시절 스타선수가 되었고 ‘장거리슛: 케빈 로위 스토리’라는 다큐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6피트11인치(211cm)의 장신 센터인 그는 “재크의 플레이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나와 같은 처지의 선수가 저렇게 뛰는 것을 보니 놀랍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한 팔이 없지만 탁월한 기량의 그를 막기 위해 상대팀은 최선을 다한다. 경기중 상대 팀 감독은 “걔는 왼쪽으로 몰아”라고 소리치는 때가 많다. 왼팔이 없는 것을 이용하라는 뜻이다. 오히려 재크는 그런 말을 반긴다.
“상대선수들이 나를 막으면 왼쪽으로 몰아봐, 하고 말해요. 그럴 때 오히려 찬스가 나거든요.”
때로는 자극적인 말도 듣는다. 한번은 그를 상대한 선수가 번번히 당하는 것에 화가 나서 “외팔이”라고 빈정댔다. 하지만 재크는 그정도는 일찌감치 초월했다. 그는 심판이 자신에게 핸드체킹 파울을 선언하면 “전 손이 하나밖에 없는걸요”하고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장애를 가진 아이나 그의 부모들을 재크에게 조언을 얻고 싶어한다. 재크는 “그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을 나도 반겨요. 농구를 통해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건 참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긴 옷을 입거나 SNS에 사진들을 올릴 때 장애를 숨기려고 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장애는 문제가 아니거든요”라며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길 희망했다.
【뉴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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