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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대 미혼여성, 성형부작용 호소 뒤 자살…병원측 묵묵부답 수술 부작용 피해 신고 급증, 올 8월까지만 56건 달해 병원 상대 분쟁 승소 사례 많아, 적극적 대응 필요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지난달 초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일명 '안검하수' 수술을 받은 이모(39·여)씨는 수술 후 3주도 채 지나지 않아 부산 대연동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가족에 따르면 눈매를 교정하기 위해 눈썹을 위로 올리는 수술과 옆트임, 쌍꺼풀 수술을 동시에 받은 그는 수술 후 며칠만에 '앞이 잘 안 보인다'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와 함께 극심한 두통, 수술 부위 통증에 시달리던 이씨의 몸무게는 수술 일주일 만에 5㎏이나 빠졌다. 수술했던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통증과 구토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씨의 언니 미영(가명)씨는 "동생이 죽은 뒤 경찰에 가서 '성형 후유증 때문'이라고 얘기하자 경찰에서는 '이기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며 "병원에 동생의 죽음을 알렸지만 아직 아무런 답이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병원과 싸워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병원에 가서 대체 왜 내 동생이 죽어야 했는지 병원 측의 이유라도 듣고 싶다"며 "동생은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계속 먹으면서도 고통스러워 했다"고 울먹였다.
각종 성형수술이 대중화되면서 수술 부작용에 따른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 해 18건에 불과하던 성형수술 피해 신고는 이듬해 51건으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의 경우 8월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만 56건으로 이미 지난 한 해 전체 신고 건수를 넘어섰다.
회원 수가 4만2000여명에 달하는 한 포털 사이트 안티성형카페의 경우 수술 부위별로 나뉜 부작용 게시판에 하루 1~2건씩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쌍꺼풀 수술 후 눈 위에 감각이 없다'는 걱정부터 '양악수술 3개월째, 아직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 하고 있어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호소까지 다양하다. '재수술'을 문의하는 글도 적지 않다.
재수술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10년께 가슴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김모(36)씨의 경우 가슴의 크기가 달라지는 부작용으로 2차례의 재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비대칭은 더 심해졌고 가슴 곳곳에 흉터가 남고 말았다.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시작했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그는 수년에 걸친 치료와 재수술로 30대의 절반을 허무하게 날려버리고 말았다.
성형수술 부작용 피해자들은 '갑'의 지위에 있는 병원과의 다툼으로 정신적 고통까지 이중고를 겪는다. 대부분 병원이 적은 금액으로 합의를 보려 들거나 소송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변호사뿐만 아니라 합의만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실장'을 따로 두고 있는 병원도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의외로 성형수술 피해자가 병원을 이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매헌의 홍승권 변호사는 "성형외과의 경우 부작용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다 보니 병원 입장에서는 최대한 보상금을 늦게 주려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이 버티다 보니 손해배상 소송을 가서 치료비와 향후치료비,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음에도 대충 합의만 보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미용성형의 경우 수술방법과 부작용, 의사의 능력 등을 모두 설명해줘야 할 뿐 아니라 발생 확률이 낮은 부작용까지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수술동의서에 부작용을 포괄적으로 기재해놓은 경우에도 판례는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며 "환자가 부작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의사가 책임을 지고 입증해야 하는 만큼 피해자들은 무조건 포기하기보다는 피해에 대한 보상 방법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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