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의료진 손상된 척수 첫 재생
“성 기능 등 되찾아… 자동차 운전도”
흉기에 찔려 하반신이 마비된 불가리아 남성이 신경세포 이식을 통해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심각한 척수 손상에서 회복된 첫 사례로 꼽힌다.
20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타바코프 박사가 이끄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의대 의료진은 2012년 다레크 피디카 씨(40)의 코에서 떼어낸 후각초성화세포(OEC)를 피디카 씨의 척수에 이식했다. 소방대원으로 일했던 피디카 씨는 2010년 흉기에 등이 찔려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 시술에서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신경학연구소의 조프리 라이스먼 박사가 개발한 기술이 이용됐다. OEC는 후각 시스템의 신경섬유가 계속해서 재생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코의 신경세포는 손상과 재생을 거듭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경섬유가 다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게 OEC다. 의료진은 이 점을 이용해 OEC가 척수에서도 손상된 신경섬유의 재생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시술에 들어갔다.
의료진은 피디카 씨의 코에서 떼어낸 OEC를 2주간 배양한 뒤 길이 8mm가량 손상된 척수의 위쪽과 아래쪽에 주입했다. 이어 환자의 발목에서 떼어낸 신경조직을 손상된 척수 부위에 얹어 놓았다. 이후 손상된 척수 부위의 위아래에 이식된 OEC가 활성화되면서 척수 부위의 신경섬유가 다시 연결됐다.
시술 전 피디카 씨는 수개월에 걸쳐 강도 높은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회복의 기미가 없던 상태였다. 그러나 시술 뒤 3개월 만에 양쪽 다리에 근육이 붙기 시작했으며 시술 6개월 뒤에는 평행봉을 잡고 발을 떼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시술 2년 만에 그는 보조기를 이용해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 그는 “방광과 장의 감각, 성 기능도 되돌아 왔다”고 밝혔다. 피디카 씨는 최근 운전을 포함해 사고 이전의 활동 대부분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뎠던 것보다도 더욱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세포 이식’에 실렸다.
UCL의 라이스먼 박사는 “이 시술이 더욱 발전하면 현재 회복 가망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척수 손상 장애인들을 치료하는 데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 자금이 더 모인다면 3∼5년 안에 폴란드에서 최소 3명의 환자에게 시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와 시술은 니콜스척수손상재단(NSIF)과 영국 줄기세포재단의 자금 지원으로 이뤄졌다. NSIF는 요리사 데이비드 니콜슨이 설립한 재단으로, 그의 아들은 사고로 신체가 마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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