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없다고요? 발이 있잖아요”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은 어려서 사고로 두 팔을 잃었지만 발가락으로 장부를 기재하는 24세 청년의 이야기를 최근 전했다.
주인공은 저장(浙江) 성 융캉(永康) 시 구산(古山) 진의 후샤루(胡夏露) 씨. 그가 30㎡ 남짓한 가게를 운영하며 쓴 장부를 보면 품목과 수량 가격 등이 작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다. 글씨체도 한자 획을 그을 때 필요한 힘이 다 들어가 있고 절도가 있다. 하지만 글씨는 손가락이 아니라 발가락으로 썼다. 왼발가락으로 장부를 붙들고 오른발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에 끼워진 펜으로 쓰고 있다. 그의 사연을 전하는 저장일보는 “기자가 현장에서 발가락으로 직접 쓰는 것을 보지 않았다면 믿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후 씨는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어머니가 도와주는 것 말고는 가게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일을 혼자 다 처리한다고 한다. 곡식과 야채를 손님이 주문하는 양만큼 덜어서 저울에 달아서 준다. 다만 잔돈을 거슬러 가는 것은 손님의 몫이다. 그는 식사나 양치질, 옷 입기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활동도 다 혼자서 한다.
후 씨는 8살에 부주의로 고압 전선에 접촉돼 두 팔을 절단해야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씩 발과 발가락을 이용해 해결해 나갔다.
물론 혼자서 책장을 넘기며 책도 본다. 그는 다른 친구들이 뛰어 노는 시간에도 공부에 매달려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베이징의 한 대학에도 합격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베이징에 가 면접을 보는 날 대학 측은 ‘신체적인 조건’을 이유로 입학을 거절했다.
후 씨는 고향으로 돌아와 잠시 실의에 빠졌으나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어렵게 사는 부모를 도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장에 나가 두 발로 물건도 집어주면서 거들었다. 그의 꼼꼼한 일처리와 정성이 주변에도 알려져 장사가 잘되고 일부 후원금도 들어와 후 씨는 작은 가게까지 마련하게 됐다. 그는 항상 자신과 주위에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팔은 없지만 다리가 있다. 인생에서 아무리 큰 어려움을 만나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는 돈을 더 벌어 좀 더 큰 슈퍼마켓을 차리는 것이 꿈이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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