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트렁크에 검붉은 피가 줄줄 흐르는 승용차가 청담사거리를 지나가고 있어요!”
1일 오후 4시쯤 서울지방경찰청 상황실엔 강남구 주민이라 밝힌 한 남성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서울청은 곧바로 강남경찰서와 청담파출소에 긴급 출동 명령을 내렸다. 근처를 순찰 중이던 경찰차 2대가 막 청담사거리로 방향을 틀었을 때, 서울청 상황실엔 다른 주민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스포츠 머리를 한 30대 남성이 트렁크에서 피가 흐르는 고급 승용차를 몰고 한강 쪽으로 향한다”는 내용이었다. 강남서는 형사기동대, 교통순찰대, 삼성1파출소에 출동 지시를 했고, 영동대교 북단을 담당하는 광진경찰서에도 “혹시 차량이 넘어갈지 모른다”고 지원 요청을 했다. 총 6대의 경찰차가 출동했고, ‘엽기 살인’ 가능성에 강남경찰서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던 차 4시 30분쯤 청담파출소 순찰차가 수상한 용의 차량을 따라잡았다. 운전자 김모(34)씨는 트렁크를 잠시 열어보자는 경찰의 검문 요청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잠시 긴장이 흐르다 경찰이 트렁크 문을 연 순간 트렁크 바닥에는 검붉은 액체가 담긴 플라스틱병이 여기저기 나뒹굴었고 트렁크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경찰은 즉시 과학수사팀 감식반을 불렀고 감식 결과 검붉은 액체는 복분자로 빚은 술로 밝혀졌다. 30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플라스틱병 안의 복분자주에서 가스가 생성돼 병이 터진 것이었다. 유흥업소 종업원이라는 김씨는 “주점에서 팔기 위해 작년에 빚은 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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