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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22년' 극적 탈출한 한 남자의 이야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7월2일 20시56분    조회: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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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너무 많이 아팠다. 너무 나빴다"
 
 
가족과 다시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미얀과 가족.
 
22년을 노예로. 그렇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은 산 이 남자는 극적으로 탈출해 가족과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 소식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많은 사람을 분노와 슬픔에 휩싸이게 했다.

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타임솔루션 등 언론은 22년간 노예로 산 남자가 극적으로 탈출해 그토록 그리웠던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며, 그의 '영화 같은 22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 1993년. "돈을 많이 벌어 오겠다"고 말하며 고향 미얀마를 떠나 태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나선 미얀 나잉(40)의 미래에는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가난에 쪼들려 일을 찾아온 외국 노동자를 마치 노예 부리듯 하는 태국에서도 악명 높은 브로커에 마수에 걸려들었던 것이다.

바다에서 하루 20시간 이상을 어떨 때는 24시간을 노예처럼 일하며, 사료로 쓰일만한 그릇에 영양가라곤 찾아볼 수 없는 배급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낸 미얀.

남획을 일삼는 저인망 어선 선주는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어족자원이 풍부한 외국 수역까지 나갈 것을 강요했고 목숨을 위협할 만한 작업을 하며 배 안 철재 감옥에 쭈그려 몇 달 또는 몇 년을 위해 바다에서 생활했다.

AP가 전한 놀라운 진실에는 당국이 이를 알면서 오래된 관행으로 치부해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이다.

미얀과 함께 노예처럼 생활한 사람들은 생명을 간신히 유지할 정도의 음식과 더러운 물로 생명을 유지하며 쉴 새 없이 일했다. 

그렇게 일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단돈 몇 푼과 "사람들은 너희가 죽어도 절대 모를 것"이라며 "누구도 노예로 팔려온 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선장의 절망스런 말뿐이었다.

그들은 반항하거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테이저건으로 전기 충격을 당하며, 행여 탈출을 시도해 잡히기라도 하면 독 가오리 꼬리로 채찍질을 당했다. 그러다 죽기라도 하면 냉동고에 잡은 고기와 함께 얼려버렸다.

또, 배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면 주저앉고 총으로 살해했고, 노예 삶이 버거워 자신의 생을 마감한 한 노동자는 바닷물에 퉁퉁 불어 처참한 몰골을 보였다.

'노예로 팔렸다면 결국 죽는다'는 그의 말은 또 다른 세상에서 벌어진 사실이다.
그는 부분적인 마비가 생겨 오른팔을 잘 움직일 수 없고, 얼굴 근육이 밀려 올라가 얼굴은 `미소를 띤 모습`이 됐다.
그렇게 악몽 같은 시간에서 살았던 그였기에 그는 부분적인 마비가 생겨 오른팔을 잘 움직일 수 없고, 얼굴 근육이 밀려 올라가 얼굴은 '미소를 띤 모습'이 됐다.

그는 이런 상황에 좌절한 자신이 원망스럽고 화가 나 '이럴 바에야 죽는 것이 더 행복하겠다'는 생각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첫 탈출을 감행했다.

스파이스 제도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말루쿠체인의 한 섬으로 탈출한 그는 조용히 정글로 숨어들었다.

죽을 각오로 탈출한 보상이라도 된 것일까. 미얀은 그곳에서 한 가족을 만났고 그들은 미얀이 치유될 때까지 그야말로 자비를 베풀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가족이 됐다. 이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었지만, 자유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가족이 된 미얀은 농장일을 도와 그 대가로 음식과 피난처를 받았다.

그는 이 단순한 삶 속에서 바다에서 느꼈던 죽음의 공포를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인도네시어를 배웠고 그의 어머니가 만든 요리보다 훨씬 단맛의 음식에도 적응했다.

그렇게 미얀도 세상도 변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랜 독재자 수하르토가 몰락해 민주주의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고, 그는 2001년 한 브로커와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된 조건에 미얀마에서 다시 배를 타게 돼, 인도네시아에서 8년을 보낸 후 바다로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이는 실수였다. 또 한 번의 비극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전과 같은 함정에 다시 빠진 것'을 눈치챘다. 작업 강도는 처음 배를 탔던 때처럼 소름 끼쳤고,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당시 불공평한 이 '노예제도'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다. 태국은 빠른 속도로 세계 최대 해산물 수출국 중 하나가 돼 값싼 노동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브로커는 순진한 사람들을 속여 노예계약을 맺었고, 때론 마약에 취한 어린이와 병자, 장애인, 이주 노동자를 가리지 않고 납치했다.

그렇게 9개월. 

미얀은 "계약을 깨고 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가 사흘 동안 보트에 몸이 묶인 채 갇히게 됐다.
또 한 번의 분노와 절망.

미얀은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물쇠를 열 무엇인가를 찾다 변기에서 떨어진 작은 금속 조각을 주어 자물쇠를 풀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리곤 족쇄가 떨어져 나가는 희망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잡히면 그는 곧바로 죽게 될 것을 알았기에 그는 검은 물로 뛰어들어 미친 듯이 헤엄쳤다.

그는 당시 "탈출에 성공할 것을 짐작했다"고 한다. 두 번째 탈출에 성공한 미얀은 정글 속 대나무 오두막에 숨어 시계와 달력 없이 약 8년을 살았다.

시간 감각이 흐릿해질 때쯤. 밀려오는 외로움과 병마에 시달린 30대 미얀은 "미얀마 우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해 그 길로 길을 나섰다.

두보의 한 섬으로 시작으로 경찰과 사람들을 피해 가족이 있는 미얀마로 수천km의 긴 여정을 한 미얀. (경찰은 돈을 받고 악덕 선주에 그를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집을 떠났을 때 그는 소년이었지만, 떠나기 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숨죽여 살아온 그는 마흔이 돼서야 '다신 볼 수 없을 거로 생각한' 자신의 마을 입구에 설 수 있었다.

22년 만에 가족과 만난 그는 눈물샘이 마르도록 통곡하며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기쁜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는 "내 인생은 너무 많이 아팠다. 너무 나빴다"고 말했다.
미얀과 그의 가족.
"다시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우리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미얀이 필요했다. 이제 우리는 필요한 것을 모두 찾을 수 있었다"는 가족의 말에 미얀은 "내 인생은 너무 많이 아팠다. 너무 나빴다"고 길게 말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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