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먹기만 해. 사진은 찍지 마'…유럽서 번지는 ‘푸드 포르노’ 논란
한국에서는 맛집에 가면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는 게 자연스럽지만 유럽에서는 음식 사진을 찍는 걸 금지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다.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는 행위가 다른 손님들에게 불편을 끼칠 뿐 아니라 사진을 찍는 동안 음식이 식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레스토랑에서 사진 촬영 금지에 대해 ‘온전히 음식의 맛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보호막’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요리사의 허락 없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요리사들이 요리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겨 손님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릴 경우 저작권이 침해된 것으로 간주해 수 백 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요리사가 만든 독창적인 요리법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문화가 반영돼 있다. 극장이나 공연장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프랑스에서는 메뉴판에 요리사의 동의 없이 음식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경고 문구를 표시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다. 프랑스의 요리사들은 자신이 만들어 낸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손님이라 해도 함부로 음식 사진을 찍었다간 식당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음식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공유하는 것에 대해 ‘푸드 포르노’ 논란도 일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포르노물이 성욕을 자극하는데 집중하듯 푸드 포르노도 식욕을 극대화시키려 요리를 찍으면서도 색감을 화려하게 하고 분위기를 더 과장되게 만든다. 음식 사진과 영상의 공유가 요리의 맛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 찍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음식은 요리사가 만들지만 손님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앙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