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남성의 이야기를 종종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는데, 영화 속 늑대인간들은 근육과 남성미를 내뿜는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이 늑대인간이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세계에도 존재한다면 어떨까?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에는 실제로 늑대인간이 살고 있다. 단, 그들은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온 얼굴과 몸이 털로 뒤덮여 있어 '늑대처럼' 보이는 늑대인간일 뿐이다.
멕시코에 사는 지저스 추이 아케베스라는 이름의 남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여심을 흔드는 영화 속 늑대인간과 달리, 추이의 삶은 녹녹치 않다. 아침에 눈을 뜨면, 고양이가 죽어 있다. 얼굴이 털로 뒤덮인 추이 가족을 조롱하는 이웃들의 소행이다.
추이는 건설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데, 출근길 마저 쉽지 않다. 그를 본 주변 사람들은 "악마 괴물"이라며 비웃는가 하면, 허겁지겁 휴대폰을 꺼내 들고 추이의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이웃 주민들은 추이 가족들에 "숲속에 가서 살아라"라고 말하거나 길거리에서 추이 가족을 보면 가슴팍에 십자가를 그려 넣으며 기도를 한다. 추이 가족이 늑대 인간이 된 것은 신의 저주 때문이며, 그들을 악마로 여기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평범한 늑대인간의 삶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추이의 삶을 소개했다. 늑대인간인 추이는 한 때 서커스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털로 뒤덮인 그의 얼굴이 손님들을 꽤 끌어 모을 수 있었다.
멕시코 북서부의 로레토 지역에 살고 있는 추이의 가족은 모두 30명인데, 모두 다 검은 털이 온 얼굴을 뒤덮은 '늑대 가족'이다.
- 【서울=뉴시스】늑대인간으로 불리는 지저스 추이 아케베스(맨 왼쪽)는 온 몸이 털로 뒤덮여 있다. 그의 가족은 모두 '선천성 다모증'이라고 불리는 유전적 돌연변이 증상으로 온 몸이 털로 뒤덮여 있다. (사진출처: 데일리메일) 2015.09.04. 2015-09-04
추이 가족들은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가 없다. 학교에서 '왕따'가 돼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것. 학교를 마치지 못해 변변한 직장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추이는 설명한다.
영화 제작자 에바 아리드지스는 추이 가족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몇 달간 함께 생활하며 관찰했다.
아리드지스는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 때문에 추이는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질 수 없어 박봉을 받으며 쓰레기하치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 중 한 명은 추이 가족들의 고양이 20마리를 독살해 죽이기도했다"는 것.
이 가족이 겪고 있는 것은 '선천성 다모증'이라 불리는 유전성 돌연변이 증상으로, 추이의 증조모 때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증조모의 자녀부터 모두 얼굴과 몸이 털로 덮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아기들도 태어날 때부터 온 얼굴이 털로 덮여 있다"고 추이는 말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선천성 다모증'에 의한 늑대인간은 역사상 전세계 50명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 30명이 바로 멕시코에 살고 있다.
"나는 이들 가족이 겪는 것 같은 괴롭힘을 본 적이 없다"며 "내가 만든 영화를 통해 이들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아리드지스는 밝혔다.
"동물원에 가서 진짜 늑대들 또는 우리에 갇힌 동물들을 보면 동질감을 느낀다"고 추이는 말했다. "동물들은 우리에 갇혀 있고, 나는 이 몸 속에 갇혀 있는 늑대다" "그런데 그 동물들은 나를 사람으로 대해주는 것 같다"고 추이는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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