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사회자의 어이 없는 실수로 우승자가 번복되는 해프닝을 빚은 올해 미스 유니버스 대회가 이번에는 모든 것이 일부러 짜여진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되면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스 콜롬비아인 아리아드나 구티에레스의 공식 페이스북 팬클럽에 그럴싸한 동영상이 하나 올라오면서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이때까진 황홀했는데…황당한 미스 콜롬비아
(라스베이거스 AP=연합뉴스) 전(前) 미스 유니버스 파울리나 베가(오른쪽)가 미스 콜롬비아 아리아드나 구티에레스(왼쪽)에게 20일(현지시각) 왕관을 씌워주고 있다. 축하 꽃다발과 미스 유니버스 어깨띠도 이미 전달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아나운서가 미스 콜롬비아를 미스 유니버스로 잘못 발표했다며 미스 필리핀 피아 알론소가 미스 유니버스라고 밝혔다.
전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 미스 유니버스 대회 장면을 찍은 이 동영상엔 '한 여성이 축하하는 척하면서 미스 필리핀이 우승자라고 적힌 것으로 보이는 쪽지를 손에 쥐고 있다'는 자막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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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를 건네줄 때 사회자 스티브 하비가 잘못된 발표를 하고, 여성은 관객 속으로 사라진다'는 자막이 이어진다.
쪽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말 하비가 쪽지를 건네받았는지, 이 쪽지 때문에 발표 실수 사태가 일어난 것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데일리메일은 영상의 사실 여부나 출처도 불분명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번복 사태는 실수가 아니라 한 편의 잘 짜인 떠들썩한 선전 활동, 즉 고의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엉뚱한 이름을 불러 문제의 중심에 서버린 사회자 하비가 시상식 종료 후 메신저 앱인 스냅챗에 올라온 7초짜리 영상에 등장해 "프롬프터에 '미스 유니버스 - 콜롬비아'라고 적혀 있었다"고 해명한 것 때문이다.
이 영상은 금방 삭제됐지만 이미 널리 공유됐다고 뉴욕데일리뉴스 등이 전했다.
이 때문에 주최 측이 하비의 실수를 유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려 했다는 추측이 나오지만 하비는 "카메라 뒤에서 들어 올려 보여주는 진행용 안내판인 '큐 카드'에 적힌 이름을 제가 잘못 읽었다"는 공식 해명을 내놨다.
왕관을 받았다가 빼앗긴 당사자 구티에레스는 "모든 일은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다. 내가 성취한 모든 것이 기쁘고 나를 뽑아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짐짓 우아하게 대처했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 눈치다.
그는 사진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에 왕관을 쓴 순간의 자기 사진을 올리고 "이 순간은 언제나 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썼다.
구티에레스의 자매인 알렉산드라는 하비에 대해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는 경구를 인용해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옹호하면서도 "다만 이번엔 실수가 공개적으로 일어나서 수백만 명이 봤다는 점이 다르다"고 허탈해했다.
20일 열린 대회에서 하이라이트인 우승자 발표 순간에 하비는 구티에레스의 이름을 외쳤으나 잠시 후 사과와 함께 우승자를 미스 필리핀 피아 알론소 워츠바흐로 정정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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