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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성들 '누드 사진 촬영' 열풍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월19일 19시06분    조회:3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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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사진작가 '아를 60'의 누드 사진./아를 60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사진 스튜디오. 대학원생 김지원(가명·여ㆍ29)씨가 상체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카메라 앞에 섰다. 꽃, 책, 케이크 같은 소품을 들거나 반투명 베일을 쓰기도 했지만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말 그대로 ‘누드 사진’ 촬영이었다. 김씨는 “지금 29세이지만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22세 때 분위기가 나도록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기 전에 20대 시절을 ‘베스트 샷’으로 남기고 싶다는 것이다.

미혼인 김씨는 누드 사진이지만 혼자만의 추억으로 간직할 생각이 아니다. 그는 “노출이 심하지 않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 앞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당당하게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김씨는 “사진 속 주인공이 되는 나의 모습이 예쁘게 나오는 걸 상상하며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공부나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한동안 잊기도 한다”고 했다.

김씨의 누드 사진 촬영은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그는 “올 겨울이 가기 전에 누드 사진을 꼭 한 번 찍겠다는 계획으로 여러 사진 작가들을 물색했다”며 “이번에 사진을 찍어 준 작가의 사진 컨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어 촬영을 의뢰하게 됐다”고 했다.

최근 김씨처럼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여성들이 누드 사진을 찍어 SNS나 블로그에 올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2030 여성들이 누드 사진 촬영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아를 60’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프리랜서 사진 작가는 “연예인이나 모델들이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 드러내기 위하여 누드 화보를 찍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SNS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올리는 것을 해변에서 섹시한 비키니를 입는 정도로 생각하는 추세”라고 했다.

2030 여성들의 누드 사진 촬영 열풍과 함께 누드 또는 세미 누드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 작가들도 뜨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가 64만명이 넘는 사진작가 ‘로타’는 여성의 누드를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요즘 누드 사진 촬영을 의뢰하는 문의가 너무 많아 응답을 다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자신을 최대한 드러내기를 원하며 노출에 거리낌이 없는 편”이라고 했다.

누드 사진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10만원 미만부터 1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누드 사진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사진 작가들이 있기 때문에 무료로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사진작가 박모씨는 “내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누드 사진들은 전부 무료(無料)로 촬영해 준 것”이라며 “돈을 받고 촬영한 경우에는 고객이 원하는 경우가 아니면 SNS에 올리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 업계에서는 "무료로 누드 사진을 찍어주는 프리랜서 작가들이 늘어나면서 돈을 받고 누드 사진을 찍어주는 유료(有料) 시장이 쪼그라드는 측면도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누드 사진이 촬영에 그치지 않고 SNS에 공개되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이호선 교수는 “내가 원해서 누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다고 하더라도 그 사진이 나도 모르게 돌아다니는 건 결과적으로 ‘폭탄’이 될 수 있다”며 “누드 사진이 엉뚱한 용도에 도용(盜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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