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 "살려달라"며 울부짖는 사람의 모습을 42초간 촬영한 동영상에 중국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중국 소방당국은 이례적으로 ‘경멸’ ‘비열’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동영상 촬영자를 비난했고, 중국 언론은 이 사건을 “시대의 치욕”이라며 개탄했다.
16일 중국 사법당국 기관지 법제만보(法制晩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화재 장면 촬영자의 잔인성을 드러낸 42초’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널리 유포되고 있다. 이 동영상은 이달 14일 오후 4시(현지시각)쯤 광저우(廣州)시 화두(花都)구에 있는 한 건물에서 불이 난 장면을 찍은 것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촬영자는 창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탈출하려다가 방범용 쇠창살에 끼인 채 발버둥치는 한 남자의 모습을 42초간 촬영했다. 목숨이 위급한 남성은 절박하게 "살려달라"고 외치지만, 구조할 생각은커녕 ‘차분하게’ 카메라를 들이댄 모습에 중국 사회가 경악하고 있는 것이다.
광둥성 소방당국은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해당 동영상은 실제 발생한 화재 장면을 촬영한 것이고, ‘살려달라’고 외치던
남성은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 촬영자를 향해 “우리는 당신이 슈퍼맨처럼 날아가 창살을 뜯어내고 사람을 구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촬영자의 행동은 “냉혈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또 “경멸한다” “치욕스럽다” “비열하다”는 격한 표현도 썼다.
중국 ‘동방망(東方網)’은 이 사건을 보도하며 “시대의 치욕”이라고 표현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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