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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사는 한 여성이 죽음을 앞둔 자신의 아버지에게 모유를 먹인 사연이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첼트넘에 사는 헬렌 피츠시몬즈(40)라는 여성은 골수종암과 전립선암 말기의 아버지 아서(72)에게 모유를 얼려서 먹였다고 한다. 모유가 면역체계를 활성화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자료를 근거로 이런 결정을 내렸고 실제로 아버지의 생명을 1년 정도 연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 피츠시몬즈의 주장이다.
아버지의 건강을 위해 자신의 젖도 아까지 않았던 서양판 심청의 이야기는 사실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도 비슷한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역시 영국 효녀의 사연이었다. 당시 스물일곱의 조지아 브라운도 암에 걸린 아버지 팀 브라운에게 모유를 짜서 먹였다. 조지아는 아기를 낳은 후 암에 걸린 남자가 모유를 먹고 병이 나았다는 내용의 방송을 보고 아버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한 달 동안 딸이 짜서 보낸 젖을 먹고 병세가 호전됐다.
루벤스 '시몬과 페로'(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흔하지 않은 아름다운 효심으로 순순하게 받아들여야겠지만 한편으로는 망측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혹 그런 생각 전혀 들지 않는다면 페테르 루벤스의 '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을 보면 뭔지 짐작이 간다. 루벤스는 이 주제로 여러 작품을 남겼다. 루벤스가 남긴 '시몬과 페로'에 대해 진중권은 그의 저서 '춤추는 죽음'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여인의 젖꼭지를 빠는 사내. 그림 속의 두 남녀는 연인이 아니라 아버지와 딸 사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로마의 작가 발레리우스 막시무스의 '기념할 만한 행위와 격언들'이라는 책 속에 나오는데, 이에 따르면 저 아름다운 여인 페로는 아버지 시몬이 아사형을 받자 매일 감옥에 찾아가 자기 젖을 먹임으로써 결국 그의 목숨을 구해냈다고 한다."
감옥에서 굶어 죽는 벌을 받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딸의 분투가 눈물겹다. 루벤스 외에도 많은 화가들이 이 주제를 다룬 이유다. 자식이 부모를 젖으로 공양한 이 사례를 그린 그림은 이후 카리타스 로마나(CaritasRomana), '로마인의 자비'라고 불렸다. 하지만 늙은 아버지가 젊은 딸의 가슴을 빨고 있는 이미지는 여간해서는 그저 순수하게만 인식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루벤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시몬과 페로'를 보면 루벤스는 이 효녀의 이야기를 아주 야하게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과 발이 묶인 노인은 거의 옷을 벗고 있고 붉은 옷을 입은 딸은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잡고 아버지에게 물려준 채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게다가 감옥의 간수들은 노골적으로 이를 훔쳐보고 있다. 당연이 그림이 그려진 17세기에도 외설 논란이 일었고 퇴폐적인 성행위를 연상하게 한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흥미로운 것은 루벤스의 이 그림에 대해 오늘날 인터넷에서 다른 얘기들이 떠돈다는 점이다. 푸에르토리코 국립미술관에 있는 그림이며 이 노인은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갇혔다. 음식물이 금지된 벌을 받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딸이 가슴을 풀어헤쳤다는 얘기. 이는 사실이 아니지만 독립투사까지 들먹이니 자못 숭고하기까지 하다. 여하튼 시몬과 페로의 이야기이거나 지어진 푸에르토리코 독립투사의 이야기이거나 관계없이 이 그림에서 '카리타스 로마나'를 발견할 것인지 아니면 야릇한 이미지만 찾을 것인지는 결국 보는 이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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