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여장이 좋았다. 어린이 용사가 등장하는 만화나 축구 등 또래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티셔츠를 머리에 뒤집어써 긴 머리가 달린 것처럼 꾸미는 게 좋았다.
학교에 가니 비슷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없었다. 자기처럼 옷 꾸미거나 인형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어쩐지 비밀에 부쳐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세 살 터울의 두 형제는 학교에서 조용한 남자아이가 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제이미(23)와 클로에(20)는 성전환 수술을 앞두고 있다. 호르몬 치료도 받을 생각이다. 세상에 ‘형제’로 태어난 이들은 완벽한 ‘자매’가 되기를 꿈꾼다.
제이미와 클로에는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꽁꽁 숨겨왔다. 편견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같은 생각을 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작년 8월쯤. 아기자기하게 치장한 동생을 본 제이미의 “여자 같다”는 말에 “그래, 그런 것 같다”고 클로에가 답하고 나서다. 곧바로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는 제이미의 답변이 나왔다. 홀로 고통을 견뎌야 했던 시간이 막을 내리던 순간이다.
클로에는 원래 이름이 아니다. 그는 다니엘이었다. 여자로서 살기로 마음먹은 후,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에는 제이미가 엄마의 임신 사실을 알고 여동생이길 바라는 마음에 미리 선택한 이름이다. 20년 가까이 흘러서야 그토록 바라던 여동생 ‘클로에’가 제이미에게 생긴 것이다.
바텐더로 일하는 제이미는 “같은 생각을 품고 살았으면서도 서로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헤어 디자이너를 준비 중인 클로에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서로에게조차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이미가 본격적으로 자신을 여자로 여기기 시작한 건 열네 살 때다. 클로에도 13세 때 자신의 성(性)을 깨달았다. 제이미는 열여섯 살 때 동네 술집에서 여장을 하고 손님들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제이미와 클로에의 엄마는 두 사람 생각을 응원한다. 참고로 두 사람은 이복형제. 이들은 “엄마는 두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세상에서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데일리메일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