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건강보험(NHS) 홍보 담당자 레이 켄달(38·여)은 지난 2014년 조산으로 아들을 잃었다. 어떤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임신 24주 만에 태어난 레이의 아들 휴고는 출생 35시간 만에 사망했다.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을 뒤로하고 레이는 태어나자마자 찍었던 아들의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조산이 얼마나 가족들에게 큰 슬픔을 주는지 알리기 위해서다. 이때만 하더라도 레이는 2년 후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상상도 못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레이는 최근 어떤 미국인 여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온라인 모금운동 사이트 ‘고 펀드 미’에 올라온 아기 사진이 혹시 당신의 아들 아니었느냐는 내용이었다.
고개를 갸우뚱한 레이는 사연이 올라왔다는 페이지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들이 죽어간다는 사연과 함께 게재된 아기 사진은 2년 전 자기가 찍었던 아들 휴고의 것이었다.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났던 아들이 다른 사람의 자식으로 둔갑해있었다.
게시자는 자신이 미국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으며, 아들의 병원비와 숙박비 등을 포함해 1만달러(약 1160만원)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주 뻔뻔했다.
레이는 페이스북에서 도움을 청했다. 그는 “혹시 도와줄 사람이 있나요?”라며 “미국의 한 모금운동 사이트에 아들 휴고의 사진이 올라왔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장난치는지 알 수 없어요”라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세요”라고 도움을 간청했다.
다행히 가짜 사연은 약 3시간 만에 페이지에서 지워졌다. 레이의 글을 본 네티즌들이 고 펀드 미 측에 연락을 취한 덕분이다. 가짜 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누구도 돈을 보내지 않아 금전적인 피해도 없었다.
레이에게 연락했던 미국인 여성은 2년 전 그의 사연을 접하고는 사진 속 아기 얼굴을 기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는 “아들 사진이 삭제됐다는 게 중요하다”며 “누군가 아들 사진을 도용해 남의 돈을 가로채려 했다는 게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아픈 아기를 보면 누구나 돕고 싶어 한다”며 “사기꾼에게 돈을 줄까 고민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정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레이는 허위글을 올렸던 게시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생각은 없다. 그는 자신의 사연을 알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준 이들에게 고맙다고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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