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와 사투를 벌여 주인을 구한 개의 미담이 견주를 향한 비난 여론 탓에 퇴색하고 있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리토리아에 살고 있는 루이스 그로블러(여·42)가 키웠던 요크셔테리어 종 스파이크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열 살로 노견인 스파이크는 얼마 전 집 뒷마당에서 치명적인 독을 가진 코브라를 발견했다. 뱀은 견주 루이스와 불과 1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고, 루이스는 이를 눈치 채지 못한 상황이었다. 스파이크는 재빨리 뱀에게 다가갔고, 사투 끝에 뱀의 목을 물어 숨을 끊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스파이크도 뱀에게 물리고 말았다.
사진=Caters News Agency
루이스는 “뱀은 이맘때 동면하는 습성이 있는데, 뒷마당에 있었던 건 이상하다”며 “이웃 사람들이 작업을 위해 바위를 움직였는데, 그 바람에 뱀이 우리집 마당으로 도망 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루이스는 뒤늦게 스파이크가 뱀과 싸우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 후에야 실제 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곧바로 이웃집으로 달려가 도움을 청했지만, 돌아온 뒤엔 이미 스파이크가 뱀을 죽이고 난 뒤였다.
스파이크가 뱀에게 물린 사실을 몰랐던 루이스는 스파이크를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스파이크는 처음엔 평소처럼 사료를 먹기도 했지만 얼마 뒤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루이스는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스파이크는 영웅이다. 독사를 공격해 나를 구했다”며 “나는 뱀과 무척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스파이크가 뛰어올라 뱀의 목을 물지 않았다면, 내가 뱀에게 물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이 9년 전 거리를 떠돌던 스파이크를 데려왔다. 우리 아이들은 쭉 스파이크와 함께 자랐다. 스파이크가 죽고나서 딸이 크게 상심해 며칠동안 울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훈훈한 이야기로 남는 듯했지만, 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네티즌도 있다. 루이스가 매체에 공개한 사진이 문제였다. 루이스는 당시 스파이크가 뱀과 싸우던 순간을 가까이서 사진에 담았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판에 실린 기사 댓글란에 “견주는 당시 작은 개를 독사와 있게 내버려두고 자리를 떴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예상하지 못 했나. 곧바로 개를 위험한 뱀에게서 떨어지게 하는 대신 자리를 떠 이웃집으로 가다니. 개가 뱀과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재밌다고 생각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루이스가 당시 정말 당황했고 두려움을 느껴 곧바로 이웃집에 도움을 요청하러 갔을 수도 있지만, 스파이크가 뱀과 싸우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촬영한 것을 보면 딱히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 밖에도 몇몇 이는 “사진 찍을 시간은 있고, 반려견을 불러 치명적인 독을 가진 뱀에게서 떨어트려 놓을 시간은 없었나” “개가 뱀이랑 싸우고 있는 순간 사진이나 찍고 있었나” “그 순간 사진을 찍는 것 대신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았을까”라며 루이스를 비난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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