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리 지 차오(왼쪽)와 투병 중인 엄마 장 홍 메이가 손을 잡고 있다.
아들이 대학입시 시험에 집중하지 못할까봐 암투병 사실을 숨긴 엄마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산둥성 더저우 시에 거주하는 한 가족의 사연이다.
엄마 장 홍 메이는 지난 2016년 5월 집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고 검사 결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급성 백혈병의 6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로 골수성 백혈구의 줄기세포에서 악성 종양이 발생해 생기는 병이다. 호흡곤란, 관절 통증이 나타나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수개월 내로 사망할 수 있다.
그는 방사선 및 약물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체중 감소, 머리가 빠지는 등 힘든 과정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메이는 이 사실을 자신의 아들 리 지 차오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는 차오가 한 달 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대학입학’를 한 달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 엄마는 행여나 아들이 자신의 암투병 소식을 듣고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까봐 사실을 숨긴 것이다.
엄마의 배려로 차오는 700점 만점 대학입시에서 692점을 받아 중국 명문대인 베이징대에도 입학이 가능하게 됐다.
시험이 끝난 뒤 차오는 엄마의 암 투병 사실을 알게 됐고 현재 매일같이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정성스레 간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 차오의 점수를 보니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슬프다”고 전했다. 베이징대라는 명문대에 입학할만한 점수가 나온 것은 좋지만 치료비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메이는 “비싼 치료비를 감당하느라 아들의 등록금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치료를 멈추고 아들의 등록금에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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