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고국에 딸 둔 미등록 이주여성노동자의 죽음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13일 07시52분    조회:178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겨레] 경기 안성 제조업체에서 10년째 일한 타이 출신 20대 여성

“경찰 단속” 거짓말에 한국인 50대 남성 따라나선 뒤 피살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 24만명…“단속·추방 중심 정책 한계” 




타이 출신 이주여성노동자 추티마(왼쪽)가 생전에 고향집에 두고 온 딸과 찍은 사진.추티마(29)는 착하고 성실한 딸이었다. 11년전, 가난한 가족의 생계를 돕겠다며 18살 나이로 타이의 시골 마을에서 한국으로 돈 벌러 들어왔다. 경기 안성의 한 자동차부품제조업체 한 곳에서만 10년을 일했다. 정식 고용허가제가 아닌 관광비자로 입국해 눌러앉은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이른바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다. 그래서 더욱 조심하고 부지런했다. 매달 100만원 가량을 꼬박꼬박 고향집에 부쳤다. 빠듯한 생활비 일부를 빼곤 월급의 거의 전부였다. 일은 힘들었고,마음은 늘 불안했지만, 일터에선 밝고 상냥했다.

지난달 1일 오전, 야근을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와 쉬려던 참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한국인 직장 동료 김아무개(50)씨는 “불법체류자 단속반이 나온다.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주겠다”고 했다. 단속에 걸리면 곧장 추방이다. 다급해진 추티마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또다른 한국인 박아무개씨에게 전화로 사정을 알린 뒤 김씨를 따라 나섰다. 이 통화를 끝으로 추티마의 휴대전화가 꺼졌다. 추티마의 삶도 함께 끊겼다. 김씨의 말은 거짓이었다. 

나흘 뒤인 5일 새벽 3시께, 추티마는 멀리 경북 영양군의 한 야산에서 돌로 맞아 숨진 채 경찰 수색대에 발견됐다. 피의자 김아무개씨가 뒤늦게 안성경찰서에 범행을 자수한 뒤였다. 그는 성폭행을 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추티마의 아버지 삼릿(56)은 한국에서 날아든 비보가 믿기지 않았다. 청천벽력이었다. 타이의 언론들은 추티마의 피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삼릿이 서둘러 한국에 도착한 시각은 9일 오전. <한겨레>는 이날 서울에 있는 주한타이대사관에서 그를 만났다. “중학교만 마치고 집에서 농사 일을 거들던 착한 딸이었어요. 11년 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한국에 일하러 간다고 할 때 찬성했는데 늘 미안하고 고마웠지요. 날마다 휴대폰 화상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10월 31일 통화한 뒤로 며칠이나 딸에게선 전화가 없고, 딸의 직장에선 출근하지 않은 채 연락이 끊겼다며 되레 소식을 물어왔다. “불안한 생각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있는 딸의 친구가 소식을 알려왔어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왜 내 딸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추티마에겐 몇해전 헤어진 타이인 남자 친구와의 사이에 딸 하나가 있다. 13살 중학생 딸은 지금까지 엄마를 보러 한국에 딱 두 번 왔다. 아버지 삼릿은 11일 딸의 주검이 발견되고 안치된 경북 영양으로 향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을 마친 딸의 주검 앞에서 가난한 농부 아버지는 눈물만 흘렸다. 눈을 감은 얼굴은 11년 전 고향을 떠나올 때의 곱던 모습 그대로인데, 몸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태국 일간지 <타이 래스>가 추티마의 피살 사건을 보도한 지면. “김치의 나라에서 태국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다”라는 제목이 달렸다.이주노동자단체 관계자 등은 미등록 외국인의 취약한 처지와 노동시장의 인력수요 현실을 무시한 단속·추방 중심의 불법 체류자 정책이 ‘추티마의 비극’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불법 체류 적발은 곧 추방’으로 인식되다보니, 단속을 피해 무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를 보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국내의 ‘불법체류 외국인’은 23만9595명에 이른다. 그 대다수는 체류 기한을 넘겨 비자가 만료된 미등록 이주노동자다. 

삼릿의 타이어 통역을 도운 경기 화성이주노동자쉼터의 한상훈 활동가는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이 이주노동자를 낮춰보며, 특히 일터에서 여성이주자들에 대한 성범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국내에 수많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와 있는 현실을 반영해, 그들의 체류 조건을 완화하고 수용하는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영관 변호사 (이주민센터 친구 사무국장)은 “우리 출입국관리법에는 자진 출국을 유도하기 위한 출국 권고와 명령(제67, 68조) 규정이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한번 단속되면 곧바로 추방되다보니, 체류자격이 없는 미등록 외국인들이 경찰 단속에 위축될 수밖에 없고, 주변의 부당한 요구에도 ‘신고 위협’에 저항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출국 권고나 명령을 받고도 그 기한을 넘겨 체류하면 추방한다거나, 체류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14년, 미국에서 최소 5년을 거주한 불법 체류자 중에서 시민권이나 합법적 체류 권한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이면서 전과가 없고 세금을 낼 경우 추방을 유예하고 합법적으로 일자리도,얻을 수 있도록 조건부 영주권을 주는 이민개혁을 행정명령으로 시행한 바 있다. 

조 변호사는 “미등록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단속을 하더라도 곧장 추방이 아니라 ‘출입국 행정의 비구금화 원칙’에 따라 해당 외국인이 최대한 자율적으로 출국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한국어 능력과 성실성 등 일정 자격을 갖추면 합법적 체류 자격으로 재등록을 해주거나 비자를 전환해주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출입국 행정이 자꾸 사람을 단속하고 내쫓는 방식이 아니라 취약한 지위에 있는 외국인들을 법 안으로 포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야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권침해나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505
  • Amber Brackney, 17   영화 테이큰처럼 딸을 구하기 위해 납치범들과 총격전을 벌인 아빠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플로리다주 크레스트뷰시에서 여성 앰버 브레이크니(Amber Brackney, 17)가 10대 납치범들에게 공격당한 사건을 보도했다.   화요일이었던...
  • 2017-11-13
  • Instagram 'medical.cases'   [인사이트] 김보영 기자 = 제왕절개 도중 양막(amniotic sac)에 싸인 채 밖으로 나오기 위해 손짓하는 아기가 포착됐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양막에 싸인 아기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 꿈틀거리는 신기한 사진을 공개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 2017-11-13
  • QQ.com   음주운전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를 숨지게 한 남성이 장례식장에서 유가족 앞에서 네발로 기며 용서를 빌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자신 때문에 숨진 여성의 장례식장에서 미안함을 표현하겠다며 무릎을 꿇고 기어간 남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대만 윈린에...
  • 2017-11-13
  • 사진=데일리메일 영상 캡처약물에 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이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을 몰고 ‘물 속’으로까지 도망쳤지만 결국 체포됐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3일 미국 텍사스 주(州) 알링턴에서 약물 운전, 규제약물 소지 혐의 등으로 체포된 남성 대니얼 배샴...
  • 2017-11-13
  •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영국의 발명가 리처드 브라우닝(38)이 '제트수트'에 의존해 시속 51㎞로 하늘을 날았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로써 브라우닝은 기네스북 세계 기록인 48㎞를 깨뜨렸다. '실제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브라우닝은 자기가 디자...
  • 2017-11-13
  • 유튜브 ‘United News International‘ 캡처결혼을 하루 앞둔 예비신랑이 결혼식 전 파티에서 생식기에 총을 맞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이집트 남성 오스만(Osman Al-A·28)이 결혼식 전날 축하 파티에서 '총성 세리머니'를...
  • 2017-11-13
  • YouTube 'IMRAN Studio sraiki songs'   얼굴에 생긴 거대한 종양으로 엄마한테까지 외면받은 소년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버킷림프종'으로 고통받는 소년 캄보우 시에(Kamnou Sie, 17)의 이야기를 전했다.   코트디부아...
  • 2017-11-13
  • YouTube 'MYNEWSTV'   "제가 풀이라도 먹을 테니 제발 몇 푼만 도와주세요. 우리 아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9살 아들의 부족한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부모는 못할 일이 없었다. 지난 8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중국 싼허(Sanhe)에서 아들을 위해 풀을 먹으며 구걸하는 부모 상빌링(Xiang Weiling)과 ...
  • 2017-11-13
  • 그레이하운드 9마리를 차가운 바닷물에 던지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 남성이 2일 영국 더럼 카운티 하트리풀의 한 부둣가에서 그레이하운드를 물에 빠뜨렸다가 긴 목줄을 다시 끌어 올리는 잔혹한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목격자는 "현...
  • 2017-11-13
  • [한겨레] 경기 안성 제조업체에서 10년째 일한 타이 출신 20대 여성 “경찰 단속” 거짓말에 한국인 50대 남성 따라나선 뒤 피살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 24만명…“단속·추방 중심 정책 한계”  타이 출신 이주여성노동자 추티마(왼쪽)가 생전에 고향집에 두고 온...
  • 2017-11-13
  • 미국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수박을 꺼내려다 넘어져 다친 고객에게 750만 달러(약 84억원)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월마트 측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월마트가 매장에서 수박을 꺼낸 고객에게 84억원을 배상하라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중앙포토] 미국 CBS ...
  • 2017-11-11
  • 중국의 한 20대 모델이 앞구르기만으로 20m를 약 16초 만에 주파해 새로운 기네스북 기록을 세웠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6일 패션위크가 열린 중국 베이징의 한 행사장 런웨이에서 류펑(26)이 앞구르기만으로 20m를 15.54초 만에 달려 기네스북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최고 기록은...
  • 2017-11-10
  • 트레버 말라드 뉴질랜드 의회 의장이 8일 동료 의원의 생후 3개월 된 딸을 안은 채 육아휴직 연장 법안 관련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스터프 60대 남성 국회의장이 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채 회의를 진행하는 풍경이 8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펼쳐졌다. 전날 개원한 52대 의회에서 신임 의장...
  • 2017-11-10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차례로 일본, 한국, 중국을 방문해 입은 의상. [ AFP=연합뉴스] 영부인이 입는 옷은 단순히 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 그 이상을 갖는다. 때로는 백 마디의 말보다 한 벌의 옷으로 더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에 패션 뒤에 ‘외교’가 붙는다.&nb...
  • 2017-11-10
  • 연합뉴스   도둑맞았던 빌럼 데 쿠닝(Willem de Kooning)의 명화 'Woman-Ochre'가 31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삼촌 부부의 유품을 정리하던 론 로즈먼(Ron Roseman)이 놀라운 발견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뉴멕시코에 있는 리타(Rita)와 제리 얼터(Je...
  • 2017-11-10
  • 러시아에서 6년 동안 좁은 아파트에 갇혀 폭행을 당한 여자가 구출돼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어제(8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남편의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풀려난 여성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푸쉬키나 지역의 경찰은 지난주 다급한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한...
  • 2017-11-10
  • 사진=데일리메일 복통을 호소한 남성의 배 속에서 길이 5㎝의 쇠못 639개가 발견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에 거주하는 프라딥 쿠마르 달리(48)가 최근 한 병원을 찾았다가 배 속에 있는 쇠못 639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복통을 호소하던 프라딥은 2주전 병원으로 실려 왔고, 엑스레...
  • 2017-11-10
  • 피트니스 모델 샤넌 (사진 = 인스타그램)   미국을 대표하는 남성용 잡지 '맥심'의 모델이자 피트니스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샤넌의 이색 경력이 화제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11월 9일(이하 한국 시간) SNS와 화보를 통해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사년이 과거 해군이었음을 보도했다....
  • 2017-11-10
  • 7일 김정숙 여사와 함께한 멜라니아 트럼프. [사진 청와대] 오른쪽은 이번 방한 때 동행한 홉 힉스 백악관 홍보국장[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코트 하나로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갔다. 7일 한국을 방문한 멜라니아는 이날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 관저에서 한국 학생들을 만나는 ...
  • 2017-11-0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