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가 부러지고, 얼굴 턱 한 쪽이 부서진 상태로 엄마는 곰과 맞섰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하카스(Khakassia) 공화국 출신 마리나 포키나(Marina Fokina, 36)가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곰과 맞서다 중상을 입은 사건을 재조명했다.
마리나는 지난 2015년 여름 6살 난 아들 데니스(Denis), 여동생 그리고 조카와 함께 예르가키 국립 공원(Yergaki National Park)으로 캠핑을 떠났다.
1년 전 마리나는 남편과 사별했었고, 아빠를 유독 그리워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렇게 캠핑장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됐을 때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불곰이 텐트를 습격한 것이다.
마리나는 처음 텐트에 곰이 들어오던 순간을 기억했다.
그는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텐트가 무너졌다. 처음에는 텐트를 묶어둔 나무가 쓰러졌다고 생각하고 잠에서 깼는데, 곰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곰은 순식간에 마리나의 팔을 물었다. 마리나가 고통 속에 의식을 잃던 순간,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아들의 목소리였다. 곰이 다가오자 아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른 것이다. 그 소리가 정신을 잃어가던 마리나를 깨웠다.
마리나는 아들 대신 자신을 먹으라고 소리를 질러 곰의 주의를 끌었고, 곰은 다시 한번 마리나에게 돌아와 그의 등을 깨물었다.
그 후 마리나가 쓰러지자 곰이 또다시 아들을 공격하려 했다. 마리나는 문득 바깥에 있던 도끼를 생각해냈다. 누군가 장작을 자르기 위해 가져다 둔 것이었다.
그는 바깥으로 기어나가 도끼를 들고 곰을 공격했다. 곰이 잠시 물러섰을 때, 마리나와 동생은 두 아이를 챙겨서 도망쳤다.
마리나를 치료한 의사에 따르면, 아이를 데리고 뛸 당시 마리나는 다리가 부러진 상태였다. 하지만 마리나는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습격으로 다리뿐 아니라 아래턱이 반쯤 떨어져 나갔다.
턱 윗부분 역시 으깨져 얼굴 형태가 망가지고 말았다. 그 외에도 쇄골이 산산이 조각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마리나가 지키려던 아들은 경미한 부상만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도 내가 그런 힘을 낼 수 있을 줄 몰랐다"며 "하지만 아이를 둔 부모라면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고 전해 사람들을 감동하게 했다.
한편 마리나는 일 년의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했지만, 현재 얼굴에 남은 상처들을 없애기 위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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