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습하고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찬 숲, 이끼가 잔뜩 낀 바위 위에 잠들어 있던 한 마리 파리의 사체.
그곳에서 꽃이 피어났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죽은 파리의 머리에서 돋아난 정체불명 꽃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마치 해골과도 같은, 부패한 파리의 사체가 보인다.
그 위로는 정확히 네 방향으로 줄기가 돋아난 모습이다. 땅에서 새순이 돋아나듯이 피어난 줄기, 그리고 꽃.
기괴하면서도 신비로운 모습으로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사진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사진작가 페이즈 버스타멘테(Faiz Bustamente)가 싱가포르의 한 숲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페이즈는 파리의 머리에서 줄기가 돋아난 모습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져 카메라를 들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사진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좀비 파리'라고 부르며 공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확인 결과 사진 속 파리 머리에서 피어난 줄기는 다름 아닌 동충하초(Cordyceps)였다.
동충하초(冬蟲夏草)는 이름 그대로 겨울엔 곤충으로 활동하다가 여름에 발아해 꽃을 피우는 곰팡이의 일종이다.
겨울에는 동충하초 곰팡이가 곤충의 몸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감염 대상이 되는 숙주는 벌이나 개미, 잠자리, 거미 등의 절지동물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동충하초 곰팡이가 숙주의 행동을 통제한다는 점이다.
원하는 대로 곤충의 움직임을 통제해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한다고 알려졌다.
이후 여름이 되면서 발아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 모습을 드러낸다.
죽은 곤충의 사체에서 돋아나 꽃을 피우는데 바로 그 과정에서 이른바 '좀비 파리'의 모습이 촬영된 것이다.
물론 동충하초를 비롯한 기생 곰팡이가 사람을 숙주로 삼지는 않지만, 상상해보면 소름 끼치지 않는가.
어쩌면 당신의 행동이 스스로 통제되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다시 한번 기생 곰팡이를 떠올리면 오싹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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