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가족과 사고死 당한 故 커즌스 컴퍼스그룹 회장
유언대로 구호단체에 재산 넘겨
리처드 커즌스 회장
"만약 내가 두 아들과 동시에 죽는 일이 생긴다면 재산을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하겠다."
세계 최대 케이터링(식음료 출장 서비스) 업체인 영국 컴퍼스그룹을 이끌던 리처드 커즌스(Cousins·사진) 회장은 2015년 33년을 함께 산 아내를 암으로 잃었다. 사별 후 커즌스 회장은 자신이 죽으면 두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는 내용으로 유언장을 썼다. 여기에 한 줄짜리 '공동 비극 조항'을 넣었다. 만약 자신과 두 아들까지 세 사람이 한꺼번에 죽는 일이 생긴다면 세계 최대 구호단체인 옥스팜에 재산의 대부분을 넘기겠다고 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유언장을 작성한 지 1년 만에 셋이 한꺼번에 숨지는 비극이 실제로 일어났다. 작년 12월 31일 호주 시드니 근교에서 커즌스(당시 58세) 회장은 아들 둘과 함께 탄 관광용 경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숨졌다. 커즌스 회장이 약혼한 잡지 편집장 엠마 보든과 보든이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딸도 함께 목숨을 잃은 사고였다.
커즌스 회장이 남긴 재산은 4400만파운드(약 635억원)에 달했다. 유언장의 '공동 비극 조항'은 구체적으로 그가 아들 둘과 동시에 사망할 경우 친인척에게 줄 300만파운드(약 43억원)만 빼고 전액 옥스팜에 기부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옥스팜은 예상치 못했던 4100만파운드(약 592억원)를 건네받게 됐다. 커즌스 회장의 두 형제는 각 100만파운드(약 14억4000만원)만 상속한다.
옥스팜은 가뭄 속 단비를 맞게 됐다. 커즌스 회장이 숨진 지 40여 일 만에 옥스팜은 2011년 아이티 지진 당시 구호 활동에 나선 직원들이 기부금으로 성매수를 한 사실이 드러나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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