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지문도, 얼굴도 없는 살인범···걸음걸이로 잡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2월10일 08시56분    조회:139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본지 이태윤 기자가 얼굴을 가리고 가상 범행시나리오에 맞춰 걷고 있다. [중앙포토]
범행 현장에서 얼굴이 드러나지 않고 유전자(DNA)를 남기지 않은 범인을 과연 검거할 수 있을까. 

지난 6일 서울 중구의 한 도로. 미리 주차해둔 차량에 기자가 다가섰다. 두꺼운 목도리로 얼굴을 대부분 가렸다. 가상 범행 시나리오에 맞춰 차량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왔다. 해당 장면은 폐쇄회로(CC)TV와 비슷한 각도로 맞춰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했다. 기자가 빠른 걸음으로 걷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지만, 얼굴은 목도리에 가려져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 영상을 경찰청과 협력해 용의자의 보행을 분석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의 동작분석실 ‘디딤’으로 가지고 갔다. 연구원들은 먼저 기자의 키를 측정한 뒤 실제 걸음걸이 분석에 돌입했다. 동그란 알루미늄 소재의 표지자(Marker) 29개를 기자의 머리, 골반, 종아리, 무릎 등에 부착했다. 평소 걸음걸이로 10m의 거리를 반복해 걸었다. 분석실의 설치된 동작인식 카메라 9대가 기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분석 프로그램에 전송했다. 

분석실의 컴퓨터 화면에는 어느덧 기자의 ‘3D 인체 모형’이 구현됐다. 연구원들이 모형을 시상면(측면), 관상면(정면), 횡단면(윗면)의 시점으로 나눠 각각 보폭과 근육, 관절의 움직임 등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동작분석실 유미선 연구원은 “사람마다 어깨와 골반 사이의 거리, 보폭, 보행 시 각 관절의 움직임 등 걸음걸이가 모두 미세하게 다르다”며 “이를 수치화한 뒤에 CCTV 등에 포착된 용의자의 걸음걸이와 비교하면 동일인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동작분석실 연구원들이 컴퓨터 화면에 구현된 기자의 인체 모형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실제 동작분석실에서 분석한 걸음걸이와 앞서 촬영한 가상범행 영상 속 기자의 걸음걸이를 대조해보니 신장, 보폭, 관절의 움직임이 90% 이상 일치했다. 유 연구원은 “팔자걸음, 안짱걸음 등 용의자의 걸음걸이가 특이하다면 더 신속하게 분석을 완료할 수 있다”고 했다.
 
원세훈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 때 처음 도입
이처럼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범인을 밝혀내는 과학수사 기법을 법보행분석(Forensic Gait Analysis)이라고 한다. 경찰은 대다수 범죄를 용의자의 DNA나 얼굴을 포착해 해결하는데, 범죄 현장에 얼굴과 DNA가 남지 않으면 ‘최후 수단’으로 법보행을 수사에 활용한다.
 
법보행이 국내 수사에 처음 도입된 것은 2013년이었다. 그해 5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자택에 누군가 화염병을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CCTV에는 피의자의 얼굴 대신 걸음걸이만 포착됐다. 경찰에선 영국의 법보행 전문가인 헤이든 켈리 박사를 초청해 피의자의 걸음걸이를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용의자를 확인해 구속영장도 발부받았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담당자의 실수로 CCTV 원본을 재촬영해 분석한 영상과 원본 영상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경찰에선 법보행이 향후 수사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 2014년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서는 14년 26건, 17년 31건, 올해 10월 기준 17건 등 총 140건의 보행을 분석해 일선 수사팀에 제공해 범인 검거를 도왔다.
 
법보행은 강력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로도 활용됐다. 2015년 대구 금호강 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박모(32)씨가 보험금을 노려 고향 친구 윤모씨를 살해한 사건인데, 살인 현장에는 박씨의 DNA 등 직접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인근 CCTV에서 윤씨와 함께 걸어가는 남성이 포착됐고, 화질이 나빠 얼굴은 분간할 수 없었지만 휘어진 다리와 팔자걸음이 확인됐다. 경찰은 화면 속 걸음걸이와 박씨의 실제 걸음걸이를 대조해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고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됐다. 2016년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CCTV 등에 금호강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법보행 전문가협의체 위원인 이상형 동국대일산병원 교수는 “경찰청과 함께 CCTV 화면 왜곡을 보정해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각종 보행 연구데이터를 확장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국에 설치된 수백만 대의 CCTV가 모두 범인의 걸음을 포착하는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ㆍ이태윤 기자 9key@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출처:네이버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505
  • 여고생과 여대생에게 길을 묻는 척 접근한 뒤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유사강간)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3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혐의로 구...
  • 2018-04-01
  • 일본 회사에 다니는 20대 한국인 남성이 일본 오사카(大阪)시 편의점에서 일본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부상을 당했다.     31일 일본 아사히방송 등에 따르면, 한국인 강씨(29)는 전날 저녁 8시45분께 오사카시 덴노지(天王寺) 공원 주변 편의점에서 일본인 용의자(45)에 습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nb...
  • 2018-04-01
  • 한날한시에 태어나 같은 날 아빠가 된 미국 미시간 주 쌍둥이 형제 조슈아(왼쪽)와 저스틴 소링턴 [NBC 투데이쇼 화면 캡처]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한날한시에 태어나 서로의 곁을 지키며 살아온 미국의 쌍둥이 형제가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나란히 첫 아기를 품에 안아 화제다.  30일(현지시간)&nb...
  • 2018-03-31
  •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예명으로 활약했던 전직 포르노 배우 출신 스테파니 클리퍼드. 25일(현지시간) CBS '60분'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006년 성관계 사실을 털어놨다. [사진 CBS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
  • 2018-03-26
  • (좌) Dailymail , (우) GoFundMe     [뉴스웍스=이동헌기자]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과 사귀는 친구에게 질투심을 느껴 살인을 저지른 10대 소년이 체포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평소 짝사랑하던 소녀와 사귀던 친구를 야구방망이로 때려 숨지게 한 딜렌 머레이(16·사진)가 경찰...
  • 2018-03-26
  • [뉴스웍스=장원수기자] 중국의 한 개인교사가 10대 제자와 키스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돼 해고당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중국 산시성(陝西省) 뤄난(洛南)의 뤄난중학교에 다니는 교사가 1대1 수업에서 10대 여학생과 키스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유출돼 파면당했다고 전했다.   &n...
  • 2018-03-26
  •   엄마가 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여자들이 많다. 모니카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아이를 갖기 위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여자’가 되겠다는 꿈을 버렸다.  지난 20일 (현지 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9살에 엄마가 된 모니카 릴리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했다. 텍사스에 거...
  • 2018-03-26
  • Click 2 Houston    [인사이트] 황비 기자 =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해 전(前) 연인들을 해치우려 했던 커플은 멀쩡히 살아돌아온 피해자들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 연인을 살해하기 위해 고용한 살인청부업자가 잠복 경찰인 사실을 꿈에도 몰랐던...
  • 2018-03-26
  • 인도 구자라트주 사두섬 나르마다 강가에 높이 182m의 ‘통일의 동상’.   세계에서 가장 큰 동상이 인도에서 건설 중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도 구자라트주 사두섬 나르마다 강가에 높이 182m의 거대 동상이 지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일의 동상’(Statue...
  • 2018-03-26
  • click2houston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네 살배기 친딸을 팔아넘기려 했던 아빠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어린 딸을 성매매 사이트에 올려 판매한 아빠가 징역 60년 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앤드류 털리(Andrew Turley, 30)는...
  • 2018-03-26
  •     200억 원이 넘는 복권에 당첨된 남자가 전 재산을 탕진하고 강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혀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처지가 됐다.   18일 미국 뉴스윅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제임스 앨런 헤이즈(55)가 최근 열린 재판에서 은행강도 4건의 ...
  • 2018-03-20
  • 동료 살해한 환경미화원   동료를 살해하고 유기한 뒤 1년 동안 치밀하게 사건을 은폐했던 환경미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검거할 수 있었던 결정적 단서는 집에 수북히 쌓여있던 카드 고지서와 룸싸롱 카드내역이었다.   20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주시 소속 환경미화원 이모(50)씨는...
  • 2018-03-20
  • GoFundMe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도와달라는 간절한 목소리에 손길을 내밀었던 남성에게 쏟아진 것은 발길질뿐이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한 남성이 집에 침입한 강도들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 포틀랜드에 사는 조시 모리슨(Josh Morri...
  • 2018-03-20
  • Facebook 'Doreen Chung'   [인사이트] 황비 기자 = 한 번이라도 출산을 한 여성에겐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많은 변화가 생기고, 출산의 흔적도 남는다.   특히 가장 많이 변화하는 곳은 생명을 직접 품고 있는 '배'다.   잔뜩 부풀어 올랐던 배에는 튼 살이 남기 마련인데, 과연 우리...
  • 2018-03-20
  • Jukin Media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위해 장난기 많은 남자친구가 짓궂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깜짝 프러포즈를 준비한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초록색 간호복을 입고 병원에...
  • 2018-03-20
  • [뉴스웍스=장원수기자] 인도에서 10대 소녀가 통화 중에 스마트폰이 폭발하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인도 오디샤주 케리아카니 마을에 사는 우마 오람(18)이 스마트폰으로 친척과 통화하던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우마는 손, 가슴과 다...
  • 2018-03-20
  • [뉴스웍스=장원수기자] 세계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가 ‘미스 범범’ 대회의 2016년 우승자에게 고소당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세계적인 엉덩이 미인 선발대회 2016년 우승자인 에리카 카넬라(26·사진)는 호날두를 상대로 성적으...
  • 2018-03-20
  •     [뉴스웍스=이동헌기자] 중국동방항공은 자사의 승무원들이 스페인의 한 가라오케에서 난교를 벌였다는 소문을 부인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네트워크인 웨이보에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가라오케에서 나체로 춤을 추고 성관계를 갖는 6명의 승무원 동영상이...
  • 2018-03-20
  • Dailymail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죽음을 직감한 부모님은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 범인을 지목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한 부부가 살해당하기 전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남긴 메시지에 대해 전했다.   미국 피어스에 사는 스탠들리(Standley)는 다급하게 걸려오는...
  • 2018-03-2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