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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50억과 바꾼 68세 젊은이가 사는 법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2월27일 07시16분    조회: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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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원을 가졌던 젊은 날보다 산봉우리 오두막에서 빗물 받아쓰며 사는 지금이 더 좋은 자연인.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과 한여름의 해를 피하기 위해 보통은 골짜기에 집을 짓기 마련이지만 도시남자였던 그는 뭣 모르고 산봉우리에 오두막을 지었다. 그것뿐이랴. 계곡물이 풍부하지 않아 빗물을 받아써야만 생활이 가능한 곳인데.

희한한 것은 수십억 원을 가진 때는 죽을 생각뿐이었는데 이곳에 살고부터 오래 살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것 챙겨먹으며 오래 살기 위해 힘쓰는 남자. 이 척박한 땅의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한 걸까.




27일 방송되는 '나는 자연인이다'는 자연인 조성호(68) 씨의 이야기다.

“평온했던 하룻밤의 경험으로 겁도 없이 산봉우리 오막살이를 시작하다.“

도시에서 나고 자랐고 아버지 덕분으로 풍족했던 자연인. 성인이 된 후에도 인생은 순탄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번듯한 직장인이 되었고 적기에 결혼해 자식도 낳았다.

이 모든 것이 바뀐 것은 그의 나이 쉰 살을 넘어서면서부터다. 정년을 앞두고 한번쯤은 아버지처럼 큰돈을 벌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 언제나 술술 풀리던 인생이었으니 사업에도 자신이 있었다. 조금의 두려움도 의심도 없었다. 하지만 1년 만에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큰돈을 잃게 되고 상실감과 초조함만으로 다음 사업을 시작했다가 또다시 사람과의 문제로 물려받은 재산과 공무원 봉급으로 차근히 모았던 돈까지 모조리 잃고 말았다.

사람에 대한 원망과 사그라지지 않는 분노는 그를 잠들 수 없게 했다. 수면제에 의지하게 되고 그 양이 늘어가다가 약을 먹지 않으면 몇날 며칠 잠들지 못했다. 오로지 죽을 생각뿐이던 그때 떠오른 건 단 하나, 어릴 적 잠시 지냈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시골집이었다.

옛 집은 없어진지 오래되어 할아버지 할머니의 산소가 있는 산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푹 자고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만으로 겁도 없이 산봉우리에 오두막을 짓게 되었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제야 사는 재미를 알게 되다니, 오래 살고 싶다.“

집 짓는 기술도 농사 기술도 없던 자연인에겐 하나부터 열까지 시행착오였다. 산봉우리 위의 검은색 집이라 여름에는 덥고, 바람을 막아주지 못해 겨울에는 춥다. 물이 부족한 곳이라 하루에도 몇 번씩 300미터 떨어진 계곡에서 물을 날라야 하고 빗물을 받아서 써야 한다. 원두막을 짓던 중에는 일의 두미가 없다보니 실수로 벼랑에서 굴러 죽다가 살아났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싫지 않았다. 몸은 고되었지만 잡념은 없어지고 저절로 마음은 편안해졌다. 산 생활 몇 년 흐르다 보니 더위와 추위를 피하기 위한 토굴 방을 짓게 되고, 처마의 빗물받이를 통해 빗물을 저장하는 시설도 만들게 됐다. 천연 저장고에 각종 약초를 약과 음식으로 만들어 두고 쓰는 법에도 도사가 되더라. 그리고 이제야 사는 참맛을 느끼며 산다. 그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 억울하다 말할 정도로 오늘이 행복한 조성호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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