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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해법 떠오른 중국 ‘인공강우’…실제 효과 있을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7일 06시28분    조회: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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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하늘에 갇힌 한반도.. 청와대 카드는 '인공강우'

한국이 미세먼지 감옥에 갇힌 지 일주일이 더 지났다. 서울은 8일째, 충북은 무려 16일째 미세먼지 '나쁨'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제(5일) 전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35㎍/㎥. 지난 2015년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1년에 만 명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가 꺼내 든 카드 중 하나는 바로 '인공강우'. 문 대통령은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전했다.





■세계 각국은 인공강우 실험 중

인공강우는 말 그대로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비는 구름 속 수분이 뭉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아직 비를 내릴 정도로 성장하지 않은 구름 속에 수분이 달라붙을 수 있는 '씨앗'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원리다.

원래는 가뭄을 해결할 목적으로 연구됐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비 내린 다음 날 대기 속 먼지가 깨끗이 씻겨나가 청정한 하늘이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미래에야 가능할 일 같지만 인공강우 기술이 개발된 것은 수십 년 전이다. 지난 194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4천 미터 상공에 있는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려 비를 내리게 한 게 최초다. 그 뒤 실효성과 경제성에 대해 회의적 평가가 많아 한동안 정체됐던 연구는 2000년대 들어 다시 활성화됐다.

미국은 와이오밍 주의 산악지역과 아이다호 주에서 대규모 인공증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여 년의 인공강우 역사를 지닌 일본과 1932년 세계 최초 구름연구소를 설립한 러시아도 인공강우 강국으로 꼽힌다. 사막국가인 아랍에미리트도 수자원 확보를 위해 인공강우 실험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공강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는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37개국이나 된다.




■한국 인공강우 기술 수준은... '글쎄'?

청와대가 비장의 카드로 뽑아든 '인공강우'. 대한민국의 인공강우 기술력은 최악의 미세먼지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일까? 안타깝게도 답은 '아니오'다.

우리나라 기상청과 환경부는 지난 1월 서해 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했다.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결론은 성과없는 실패였다. 

당시 환경부 등은 전북 군산에서 서쪽으로 100km가량 떨어진 서해 먼바다 상공의 하층운에 항공기를 이용해 구름 씨인 요오드화은을 뿌렸다. 그 뒤 구름 내부에서 비를 뿌릴 수 있는 강수 입자가 3~4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결국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일부 섬 지역에 비가 내린 흔적이 관측됐지만 그게 전부였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인공강우 실험과 관련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실험을 통해 인공강우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실험을 반복해 기술력을 쌓겠다고 밝혔다.





■"인공강우 강국, 중국 기술에 기대자"

사실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73.8%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인공강우가 국가 재난으로까지 여겨지는 미세먼지의 해법은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반면 중국은 세계적인 인공강우 강국이다. 이미 가뭄 퇴치와 사막화 방지에 인공강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다 아시아의 식수원 티베트 고원에 대규모 인공강우 시설을 만들어 160만 제곱킬로미터에 비를 뿌리는 '톈허(天河) 프로젝트'까지 구상 중이다.

이번 청와대의 대책 방점이 중국과의 '공동 인공강우 실시'에 맞춰진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인공강우에 대한 중국 쪽의 기술력이 훨씬 앞선 만큼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대사를 지낸 노영민 비서실장도 "북경이 서울과 경기를 합친 만큼 넓은 땅인데 인공강우를 통해 새벽부터 밤늦도록 많은 양의 비를 내리게 한다"고 중국의 기술력을 언급했다.




■중국 인공강우로는 미세먼지 씻어낼 수 있을까... 이것도 '글쎄'?

그럼 중국의 발전된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한다면 공기 중 미세먼지를 씻어낼 수 있을까? 이것도 답은 '아니오'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를 충분히 줄이려면 시간당 10mm 이상의 강한 비가 2시간 이상 지속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기술로는 인공적으로 비를 만들어도 시간당 1mm 정도에 불과하다. 

반대로 어설픈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스 상태로 있는 오염물질들이 공기 중의 수분과 결합하면서 크기를 키운 것이 미세먼지다. 인공강우가 많은 비를 내리지 못하면 공기 중 습도만 높여 오히려 미세먼지가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또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미세먼지가 불어오는 날에는 한반도 상공에 고기압 중심이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기상 상황에서는 아무리 '구름 씨'를 뿌리더라도 정작 구름이 없는 날이 많아 비가 내릴 확률이 낮다.





■미세먼지 해결 위한 '필살기'는 없다

결국, 중국이든 한국이든 현재의 인공강우 기술로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 학계의 결론이다. 청와대의 미세먼지 비책이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환경 문제는 단 하나의 필살기로 해결되는 경우가 드물다. 그 원인이 오랜 기간 쌓여 복잡하게 엉켜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산업 및 환경과 얽혀있는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르고 쉬운 비법이 아니다. 푸른 하늘을 되찾기 위해 정부의 합리적인 분석과 꾸준한 노력, 국제 협력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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