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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간호사 A씨(28)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가 여러 차례 A씨에 전화를 걸었으나 응답이 없었다. 해당 병원과 A씨 집은 모두 서울 소재로 차로 30분 거리였다. 평소 무단으로 결근한 적 없었던 A씨가 계속해서 연락되지 않자 병원 관계자는 A씨 가족들에 연락을 취했다. A씨는 인천에 있는 가족들로부터 독립해 서울에 자취 중이었다. 가족들도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걱정된 가족들은 경찰에 A씨의 가출신고를 했다.
사라진 A씨가 발견된 것은 다음 날이었다. 10일 오전 A씨는 경기도 고양시 B쇼핑몰 남자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8시50분쯤 고양시 덕양구 B쇼핑몰 1층 남자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A씨를 쇼핑몰 직원이 발견했다. 해당 직원은 쇼핑몰 오픈 전 시간인데도 남자 화장실 대변기 칸이 잠겨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고 한다.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자 문을 열고 들어간 직원은 바닥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의 손에는 혈관바늘이 꽂혀 있었다. A씨 옆에는 주사기 1개와 수액 봉투 등이 놓여 있었다. 수액 봉투에는 3분의 1정도의 약물이 남아있었다. 경찰은 B쇼핑몰 폐쇄회로(CC)TV로 A씨의 경로를 추적했다. 조사결과 A씨는 9일 오전 10시36분쯤 혼자 B쇼핑몰 화장실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화장실에 들어간 A씨는 다음날 직원에 발견되기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0일 오전 11시쯤 B쇼핑몰 내 미용실에 방문하기로 예약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원래 9일 근무였으니 10일은 쉬는 날이라 미용실 예약을 했을 것"이라며 “A씨는 B쇼핑몰에 들어온 후에 미용실에 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검결과 A씨의 몸에서는 바늘자국 외에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와 함께 발견된 주사기와 수액봉투 내 남은 약물을 국립과학수사대에 보내 정밀감식을 맡겼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 투약이 사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라면서도 "정확한 사인은 약물 성분 분석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일 경찰은 부검을 마친 A씨의 시신을 가족들에 인도했다. A씨 가족들은 이날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채무, 이성문제, 우울증 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소지한 휴대전화, 지갑 등에서는 유서로 추정될만한 것들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유가족도 A씨의 사망동기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근무했던 병원을 상대로 약물 관리 등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해당 병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액봉투에 있던 약물이 해당 병원에서 나온 것인지 등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사망동기 등은 추가로 조사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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