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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딸 잃은 30대 눈물의 회견
“고령자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이들 떠올리고 운전하지 마세요”
숨진 가족사진 공개하며 호소
89세 고령자가 운전하는 차에 치어 아내(31)와 딸(3)을 잃은 남성이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족 사진을 공개한 이 남성은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운전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지지통신]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운전을 하지 않는 선택지도 생각해주십시오.”
지난 19일 아내(31)와 딸(3)을 87세 고령 운전자의 차량에 잃은 남성(32)의 호소가 일본 사회에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마쓰나가(松永)라는 성만 공개한 이 남성은 24일 영결식 뒤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갑자기 잃었다”며 “이 억울함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사고가 일어난 날 아내 마나(真菜)와 딸 리코(莉子)의 배웅을 받으며 회사로 출근한 그는 정오쯤, 휴대전화 영상통화로 가족과 대화를 나눴다. “오늘은 집에 일찍 갈게. 기다려” “조심히 다녀와” 그게 마지막 대화가 돼 버렸다.
마쓰나가는 “딸이 자라서, 어른이 되고, 아내와 나의 곁을 떠나면 아내와 수명이 다할 때까지 함께 할 거라 믿고 있었다”면서 “한순간에 우리들의 미래를 빼앗기고 말았다”고 말했다. 아내와 딸의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사진을 보고, 필사적으로 살던 젊은 여성과 겨우 3년밖에 살지 못한 생명이 있었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느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면, 운전을 하는 게 불안하다는 자각을 한 상태의 운전, 음주운전, 보복운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위험 운전을 하려고 할 때, 이 두 사람을 떠올리고 멈춰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89세 고령자가 운전하는 차에 치어 아내(31)와 딸(3)을 잃은 남성이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족 사진을 공개한 이 남성은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운전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지지통신]
그는 “가족 중에 운전이 불안한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더 가족 안에서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운전자에 대한 처벌도 요구했다. 그는 “아내와 딸은 정말로 착하고 남을 증오할 만한 성격은 아니지만,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의 생명을 잃은 데 대해 속죄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여러 논의가 이뤄지고, 조금이라도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자가 없는 미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고 운전자 이즈카 코조(飯塚幸三)는 전 경제산업성 공업기술원장을 지낸 전직 고위 관료로, 평소에도 지팡이를 짚어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일 낮 도쿄 이케부쿠로(池袋) 큰길에서 일어난 이 사고로 2명 사망 외 10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엑셀이 눌린 상태에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이CCTV영상을 조사한 결과 사고 직전 차량은 시속 100㎞ 가까이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운전 등 위험 운전에 대한 경종을 울린 남성의 기자회견은 이날 일본 조간신문 사회면을 덮었다.TV아사히는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기자회견 내용을 편집 없이 통째로 내보내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3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7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한 치매 검사를 강화했다. 치매 우려가 있는 경우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선 의사의 진단서가 필요하다.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도 2년 전 검사를 받았지만 면허는 갱신됐다. 돗토리(鳥取)대 의학부 우라카미 가쓰야(浦上克哉)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고령이 되면 반사신경, 동체시력 등 운전능력이 저하된다. 치매뿐 아니라, 운전기능 등도 포함한 종합적인 검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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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고령자가 운전하는 차에 치어 아내(31)와 딸(3)을 잃은 남성이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족 사진을 공개한 이 남성은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운전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지지통신]
89세 고령자가 운전하는 차에 치어 아내(31)와 딸(3)을 잃은 남성이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족 사진을 공개한 이 남성은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운전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지지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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