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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기자asrokim@joongang.co.kr
지난 2월 어느 늦은 밤 인천의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 한 업소. 가스비를 아끼느라 보일러를 틀지 않아 냉기가 감돌았다. 홀에 있던 여성이 전기장판을 펴놓은 안쪽으로 안내했다. 인터뷰를 위해 몇 차례 방문했지만 늦은 시간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엉거주춤 앉자 여러 겹 덮어 놓은 이불에서 온기가 올라왔다.
오후 10시가 넘자 위층 개인 방에서 여성 3명이 내려와 화장과 머리 손질을 시작했다. 옷까지 갈아입는 데 한 시간 이상 걸렸다. 인터뷰 때는 민낯에 모자·트레이닝복 차림이던 여성들이 진한 화장으로 얼굴을 덮고 가슴이 깊게 팬 짧은 원피스를 입었다.
여성들은 무표정했다. 한 여성이 말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괴로워 매일 술을 마셨어요.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집에 갈까’라고 수 없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나니 익숙해지면서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덤덤하게 있다가 남성들을 대하면 기계적으로 웃어요. 그들이 가고 나면 쓴웃음이 나옵니다. 이제는 남성들이 사람으로 안 보여요.”
철거 전인 지난 1월 옐로하우스 내부 모습. 최은경 기자
밤 되자 무표정하게 화장하는 여성들
밤마다 홀에서 느끼는 시선을 밖에서라도 피하고 싶어서일까. 여성들은 외출할 때 화장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수한 차림으로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셀프 사진을 찍는 그들 모습은 또래 여성과 같아 보였다. 여성들은 지난 13일 보도된 ‘옐로하우스 비가(悲歌·elegy)’를 읽고 처음으로 함께 벚꽃놀이를 다녀왔다고 했다. 이 기사는 이들도 감정을 느끼는 똑같은 사람이지만 자존감을 잃은 심리 상태에서 주로 혼자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곳 여성들도 삶을 산다. 사람이기에 이성을 만나 사랑하고 드물지만 결혼도 한다. 아이가 있는 여성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제대로 된 이성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일부 여성은 사랑이란 감정을 누리는 대가로 심한 갈등과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일부는 체념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옐로하우스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모임에서 만난 남성과 교제했다. 남성은 여성이 회사에 다니는 줄 알고 있었다. 여성은 남성이 집에 데려다준다고 할 때 다른 주소를 댔다. 밤마다 연락이 되지 않고 주말에 만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싸움이 났지만 솔직하게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여성은 6개월 정도 관계를 이어가다 남성을 속이는 것에 자책감이 들어 헤어졌다. 이 여성은 그 뒤로 남자를 사귀지 않았다.
업소를 찾은 남성과 연애 감정에 빠지는 여성도 있다. 여성 B씨(53)는 아직도 20대 시절 업소에서 만난 남성이 가끔 떠오른다고 했다. B씨가 마음에 든 남성이 업소에 너무 자주 오자 포주가 출입을 막기도 했다. B씨는 “잘 사는 집 아들이었는데 매일 와서 잘 대해줬다”며 “속으로 나도 그를 좋아했지만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피하고 멀리했다”고 기억했다.
옐로하우스 여성들이 화장하고 꾸밀 때 사용하는 물품들. 최은경 기자
‘다 이해해준다’던 남성들 결국
업소를 찾는 일부 남성은 여성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구애한다. 평소 사람을 잘 만나지 못하는 여성들은 외로움에 정을 주기도 한다. 30대 여성 역시 그랬다. 처음에는 이곳에 있는 것을 숨기지 않아도 돼 편했지만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남성은 여성에게 입버릇처럼 “(성매매 하는 것을) 내가 용서해 주는 것이다” “눈감아 주겠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동등한 관계가 아니었다. 여성은 점점 위축됐다. 이 여성은 “성매매 업소에 오기 전 정말 좋아한 사람이 있었다”며 “지금도 막연히 로맨스를 꿈꾸지만 이제 그런 연애는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업소에서 만난 남성들은 처음에 다 이해할 것처럼 말해도 결국 ‘너 같은 X과 만나는 게 아니었다’며 욕하고 깔본다”면서 “업소에서 만난 남성과 감정을 나누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여성은 업소에서 만난 남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했지만 임신하자 남편은 친자확인을 요구했다.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다시 돌아오는 여성도 있다. 이곳에 있었던 것을 남성이 모르더라도 혹시 알게 될까 봐 늘 불안해하며 산다고 했다. 한 40대 여성은 “이런 곳에 있었다는 게 죄”라며 한숨을 쉬었다.
남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굳어져 어려운 점도 있다. 여성 B씨는 “좋아하는 남성과 밥 먹고 영화 보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은데 스킨십은 못 하겠다”고 말했다. 여성 C씨(37) 역시 “이곳에서 남성들을 대하며 힘들었던 기억이 나 몸이 닿으면 계속 피하게 된다”고 했다. 다른 여성들도 공감했다.
[사진pixabay]
연애해도 몸 닿으면 피하게 돼
여성 D씨(36)는 “안 좋은 면을 너무 많이 봐 남성을 믿을 수가 없다”며 “남성에게 진절머리가 난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남성에게 정을 줬다가 돈을 빼앗기거나 뒤통수를 맞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심각하게는 죽임을 당한 여성도 있다. 여성 B씨는 오래전, 업소에서 만난 남성과 결혼하기로 한 동료 여성이 돈 때문에 싸우다 결국 헤어지기로 한 뒤 흉기로 살해당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물론 결혼해 오랜 기간 잘 사는 사람도 있다. 옐로하우스의 일부 여성은 안정된 삶을 위해 결혼을 원하지만 결혼 생각이 없는 여성도 있다. 결혼하지 않을 거라는 여성 D씨는 “결혼할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언니들과 '누구 인생 망치려고 결혼하나' 그런 얘기도 했다”며 씁쓸해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자연스럽게 결혼했을 것 같다”면서도 “이제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해져 결혼할 마음이 없지만 나이 들어 아플 때 누군가 옆에 있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한 40대 여성은 10여 년 전 결혼을 약속했던 남성을 떠올렸다. 신혼살림까지 마련했지만 집안의 안 좋은 일로 경제적 부담이 커져 결혼을 포기해야 했다. 이후 옐로하우스에 와 최근까지 머무른 이 여성은 “죽기 전 엄마 소리를 듣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얼마 전 몸에 큰 병이 생긴 걸 알았다”며 “내 아이 키우고 신랑 밥 해주면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싶었는데 이젠 그저 꿈”이라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집창촌 속칭 ‘옐로하우스’.1962년 생겨난 이곳에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업소 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성매매 업소 여성 등 40여명은 갈 곳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 불상사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벼랑 끝에 선 여성들이 마음속 깊이 담아뒀던 그들만의 얘기를 꺼냈다. ‘옐로하우스 비가(悲歌·elegy)’에서 그 목소리를 들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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