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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암 투병 중에도 바람을 피우고 "뚱뚱해서 암 걸렸다"며 폭언한 남편에 대해 아내와 이혼시켜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온 가운데, 남편의 폭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아내는 암 투병 끝에 얼마 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커뮤니티 홈페이지에 올라온 약 9분 길이의 녹취록에는 아내를 향한 입에 담지 못할 남편의 심한 욕설이 담겨있다.
녹취록에는 남편이 "애 못 낳고 암 걸린 게 자랑이다XXX아. 운동하고 살 좀 빼지"라며 "X까라XXX아. 돼지 같은 X이랑 결혼한 내가 미친놈이지. 애 못 낳는XX같은 X"이라며 폭언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은 녹취록 내내 남성의 폭언이 익숙한 듯 담담하게 받아친다. 그러나 녹취록 마지막 부분에서 여성은 결국 "네 애잖아! 너 때문에 두 번이나 유산했잖아"라며 "그래서 병이 왔잖아. 내가 오죽했으면 죽고 싶었겠나. 넌 내 고통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 하지 마라"며 악에 받친 듯 소리를 지른다.
여성의 남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녹취록과 함께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여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도 또 다른 게시글에서 "카톡 대화, 동영상, 음성, 이혼시켜달라는 언니의 자필편지도 있다"며 "당사자가 원하던 이혼인데 사망했다고 이혼이 안 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대화 내용은 저장된 원본 텍스트를 그대로 재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정폭력과 암 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세상을 떠난 우리 언니 이혼시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에 따르면 언니 A씨는 2년간의 암 투병 끝에 36세에 세상을 떠났다. A씨는 2015년 12월 결혼한 뒤 두 번의 유산을 겪자마자 유방암을 얻었고 1년간 치료를 끝냈을 무렵 폐암 전이 판정까지 받았다. A씨의 남편은 결혼 후 언어폭력과 폭행은 물론 고데기의 전기선으로 아내의 목까지 졸랐다.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임신했을 당시 발길질과 함께 "내 새끼가 아니다. 칼로 배를 찔러 죽이겠다"는 폭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편은 결혼 후 차를 3번이나 바꿨으며 차를 바꿔주지 않으면 아내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A씨가 유방암 투병 중에도 국과 반찬을 해놓지 않으면 밟아버리거나 친정엄마가 만들어준 반찬을 버리고 자신이 쪄준 냉동만두를 먹지 않으면 물건을 던지고 욕했다고 알려졌다. 청원인은 시부모도 (언니에게) "뚱뚱해서 암 걸렸다. 이참에 살이나 빼라"고 말했다고도 밝혔다.
A씨 유족은 A씨가 피 토하며 입원했을 때도 남편은 차량동호회에서 만난 여자와 바람을 피우자 결국 이혼소송과 가정폭력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공판을 기다리던 중 온몸에 암이 퍼져 겨우 진통제에 의지하며 버텼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에 따르면 남편은 지난 4월 열린 공판에서 "억울하다. 그런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충격 받은 A씨는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며 며칠 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유족은 "언니가 숨지면서 이혼소송이 무효가 돼 죽어서도 이혼 못 한다"며 "(가정폭력) 증거자료들이 있음에도 (남편은) 혐의를 부인하고 처벌수위도 약하다. 병원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남편은 배우자라는 이유로 유족연금마저 챙기려 한다"며 "언니가 죽어서라도 한을 풀고, 남은 가족들도 벗어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숨진 여성의 유족인 A씨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남편 측에서) 전화 와서 위자료 주겠다는 말도 했다"며 "(유족은)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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