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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식당에서 부부를 살해하고 도주한 피의자가 닷새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범행 직후 경주와 강릉 등지로 도피했다가 지난 27일 부산으로 다시 돌아온 지 12시간 만에 검거됐다.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피해자들과 동서지간인 제부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 24일 오전 1시쯤 벌어졌다. 피의자인 A씨(56)는 처형인 B씨(57·여)와 B씨 남편인 C씨(62)가 운영하는 부산 남구의 한 식당을 찾았다. 그리고 옷 속에 숨겼던 흉기를 꺼내 B씨와 C씨를 차례로 살해했다. 범행 직후 식당을 나온 A씨는 피해자 부부 소유의 차량을 훔쳐 타고 경북 경주로 달아났다.
살해된 부부가 발견된 것은 이날 오전 5시쯤 귀가한 아들에 의해서다. A씨가 부부를 살해하고 달아난 지 4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들이 발견했을 당시 어머니 B씨는 식당 1층 주방에서, 아버지 C씨는 식당 1층에 있는 안방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흉기에 의해 숨진 것을 확인한 뒤 타살에 의한 살해로 보고 주변인 탐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식당 주변에 있는 폐쇄회로TV(CCTV) 분석을 통해 A씨가 사건 전 식당 주변을 서성이다 준비한 흉기를 손목에 넣는 장면 등을 발견했다. 피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A씨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A씨가 경주로 달아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이 경주에 도착했을 때는 그가 이미 강원도 강릉으로 넘어간 뒤였다. 경찰은 A씨의 통신내역 조회와 도주 예상경로 등을 바탕으로 추적에 나섰지만, 도주 범위가 넓어 검거에 애를 먹었다.
이후 경찰은 통신내역 조사를 통해 A씨가 지난 27일 오후 9시쯤 부산으로 돌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부산 지역 전 형사와 지구대·파출소 직원을 총동원해 은신처 등에 대한 집중 수색에 나선 것도 이때부터다. 부산에서 수색범위를 좁혀가던 경찰은 결국 28일 오전 10시 25분쯤 부산 해운대 한 모텔에 있던 A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A씨는 경찰에 붙잡힌 후 “다 죽이고 싶었다”는 진술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말하지 않고 있으나, 경찰은 A씨 범행 정황과 진술 등을 토대로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닷새간 범인 검거가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 “범인이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현금만 사용했고, 휴대전화도 거의 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정확한 도피 경로를 확인하고 있고, 왜 부산으로 다시 돌아왔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29일 A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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