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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소고기 패티를 먹고 일명 ‘햄버거병’에 걸린 소년이 오랜 투병 끝에 결국 사망했다.AFP와 르 몽드 등 프랑스 유력매체는 8년 전 대장균에 오염된 냉동 소고기 패티를 먹고 병을 얻은 놀런 모티(10)가 14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놀런은 생후 23개월이던 지난 2011년 6월, 대형유통업체 ‘리들’(Lidl)에서 구입한 냉동 패티를 섭취한 후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HUS는 대장균이나 이질균 등에 감염된 뒤 급격하게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주로 영유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놀런이 먹은 냉동 패티는 프랑스 제조사SEB가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 소고기를 섞어 가공해 리들 측에 납품한 ‘스테이크 컨트리’.해당 제품은 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당시 놀런 외에도 20개월에서 8세 사이의 아동 15명이 같은 제품을 섭취한 후HUS에 걸려 프랑스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린 바 있다.
특히 놀런은 다른 아동들에 비해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급성 신장 손상으로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질 일이었지만, 놀런은 균이 중추신경계까지 침범하면서 전신이 마비됐고, 뇌손상까지 일어나 스스로 걷지도, 말하지도, 먹지도 못한 채 살아야만 했다. 놀런의 어머니 프리실라는BFMTV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사고나 희귀병도 아니고, 고기를 먹고 이런 병에 걸렸다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놀런이 애초 병원을 찾았을 당시 단순 장염 진단을 받았으나, 입원 후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혼수상태에 빠진 후에야 최종적으로HUS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거의 평생을 병에 시달리던 놀런은 지난주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14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놀런의 목숨을 앗아간 용혈성요독증후군,HUS가 일명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1982년 미국 미시간주와 오리건주 일대에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아이들 수십 명이 복통을 호소하면서부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9월 4세 여아가 같은 질병에 걸린 뒤 그 부모가 발병의 원인으로 당일 섭취한 햄버거를 지목하며 2017년 7월 햄버거 회사를 고소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HUS의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가 다양한 점, 해당 어린이의 잠복기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잠복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 햄버거가 설익었다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첫 고소 후 2살 어린이의 부모와 1살 2살 등 3명의 아이를 둔 부모가 추가로 햄버거 회사를 고소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사법당국의 이 같은 판단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HUS로 신장 장애를 얻은 여아의 어머니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고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JTBC역시 지난 3월 탐사보도를 통해 업체 측의 거짓말 의혹과 판결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면서HUS사태는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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