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95개국을 여행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 탄생했다.
9일(현지 시간) CNN은 우간다계 미국인 제시카 나봉고가 6일 세이셸 방문을 마지막으로 2년 8개월 간의 세계일주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여행 과정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두 공개해 왔던 나봉고는 이날도 세이셸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195개 나라 중 195번째 나라! 나의 여정은 우리 모두의 여행이었다”며 자축했다.
나봉고는 우간다 국적의 부모님에게서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이후 제약회사에서 일하며 돈을 모아 집도 샀지만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것 같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안정적인 생활을 뒤로 하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영어 가르치는 일을 했고 이후 런던경제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UN 직원으로 베넹과 이탈리아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이조차도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나봉고는 현지 잡지 인터뷰에서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멕시코와 자메이카, 바하마 등 가릴 것 없이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던 것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2017년 2월 나봉고는 세계일주라는 목표를 세우고 길을 떠났다. 이미 떠돌이 생활을 수년 간 즐겼던 터라 일주를 시작할 당시 이미 60개국을 방문한 상태였다. 인도네시아 발리를 시작으로 그의 인스타그램엔 전 세계 모든 인종과 다양한 동물들, 인간들의 각종 축제와 웅장한 자연의 모습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의 계정이 인기를 얻으며 세계 각지에선 그에게 숙소를 무료로 제공해줬다. 북한 평양에서 찍은 사진엔 “매년 수만 명의 중국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단일한 민족이 사는 나라를 탐험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정치적 논의는 부디 하지 말아달라)”는 감상을 남겼다.
여행에 익숙한 그였지만 그의 여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머리를 완전히 삭발한 흑인 여성은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눈에 띄는 이방인이었기 때문. 최근 여행의 트렌드인 ‘살아보기’ 경험은 그에게 때론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지인들과 경계를 허물고 그들의 문화에 스며들기에 그의 외모와 정체성은 종종 장애가 됐다. 국경을 넘기 위해 뇌물을 줘야 할 때도 많았고 백인 관광객들 뒤로 한없이 순서가 미뤄질 때도 많았다. 현재 약 150명에 이르는 세계일주 여행가들 대부분이 유럽 국가의 여권을 가진 백인 남성인 이유이기도 하다.
여행을 마친 나봉고는 ‘글로벌 젯 블랙’이라는 여행사를 세워 아프리카인들의 여행을 지원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여행 플랜을 짜고 여권 커버 등 여행 장비를 판매할 예정이다.
그는 여행을 통해 두 가지를 배웠다고 전했다.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우리는 서로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나봉고는 “나는 여행 중 호텔에서 한번도 금고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물건을 도난당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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