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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한 고급 음식점이 남성과 함께 식사하는 여성 손님들에게는 가격이 표기되지 않은 메뉴판을 제공하다 벌금 처분을 받았다. 성차별적 관행이라는 판단에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페루 국립자유경쟁보호원 수도 리마에 있는 음식점 ‘라 로사나우티카’에 대해 벌금 21만 솔(약 7400만원)을 부과했다. 앞으로 남녀에게 같은 메뉴판을 주고, 직원 교육과 함께 차별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도 붙이라고 명령했다.
라 로사나우티카는 리마 해변에 있는 고급 음식점으로, 페루 여행 책자 등에 맛집으로 소개돼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이 식당은 남녀가 함께 식사할 때 남자 손님에게는 음식별 가격이 적힌 파란색 정상 메뉴판을 줬지만, 여자 손님에겐 가격 없이 음식만 나열된 금색 메뉴판을 줬다.
식당 측은 “여성이 가격 걱정 없이 로맨틱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오히려 여성의 지위를 높이 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는 성차별이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당국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자유경쟁보호원 관계자는 “사소한 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남녀 차이를 공고화하는 남성 우월주의 사고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금은 없어진 유명 식당 오랑주리도 여자 손님에게 가격 없는 메뉴판을 줬다가 소송을 당했고, 결국 ‘레이디스 메뉴’ 관행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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