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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를 눈앞에 둔 부산의 한 신축 아파트 복도 폭이 1m 남짓에 불과해 시공사가 부랴부랴 재시공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재시공 뒤에도 좁은 복도 탓에 두 집의 현관문이 부딪칠 정도여서 입주예정자와 시공사 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 동구 신축 아파트 ‘멋대로 시공’
복도 폭 1.12m 불과, 단 2주 만에 재시공
‘ㄱ’형 복도도 문제, 꺾인 지점 두 세대
현관문 간격 좁아 지나가다 사고 우려
“벽 고치는 데 2주… 불안해서 못 살아”
뿔난 입주 예정자, 준공허가 보류 요구 1일 A아파트와 부산 동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동구청은 입주 예정인 A아파트 복도 폭이 소방법상 최소 규정(편복도 1.2m)에 못 미치는 1.12m인 것을 발견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부산 동구 초량동에 지어진 A아파트 시공사 J사는 급히 재시공에 착수해 같은 달 22일 작업을 완료했다. 입주예정자들은 고층의 아파트의 벽면을 고치는 데 2주밖에 걸리지 않은 것에 의혹을 제기하고, 안전에 지장이 없는지 우려하고 있다.
260세대로 지어진 A아파트는 당초 지난달 8일 입주 예정이었다. 그러나 입주 직전 이뤄진 사전점검에서 입주예정자들이 복도 하자를 발견, 동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하자가 발견된 복도의 영향을 받는 세대는 260세대 중 132세대였다. 한 입주예정자는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보다 꽤 높았는데, 사람 두 명이 지나다닐 수 없는 복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자칫 사람이 지나가는데 문이 열리면 사고를 피할 수 없어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J사는 황당한 하자가 생긴 것에 대해 복도 폭을 잘못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복도 벽면이 아닌 벽 중간을 기준으로 시공을 해, 벽의 일부가 복도 폭에 포함됐다는 것. 기본적인 시공 규칙조차 혼동해서 시공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시정명령 뒤 J사가 2주 만에 복도 내 설비 집기를 이동하고 벽을 밀어 넣는 방법 등으로 복도 폭을 늘렸다는 것이다. 복도 폭이 최소 기준인 1.2m를 겨우 충족했다. 하지만 벼락치기 공사로 줄어든 벽이 과연 기존 고층 구조물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심이 제기된다.
여기에 ‘ㄱ’ 자형 복도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꺾인 지점의 두 세대가 현관문을 열면, 문이 부딪칠 정도로 맞닿는 상태인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다른 집의 현관문에 부딪힐 가능성도 아주 높다. 입주예정자들은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편법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시공사와 이를 묵과하려는 동구청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특히 시공사가 맞췄다는 기준조차도 엉터리일 가능성이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소방법상 복도 폭 기준이 현관이 마주 보고 있는 ‘양복도’ 기준(1.8m)을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무원 출신의 한 입주자는 “꺾인 지점의 집이 사실상 현관을 맞보고 있다. 이런 경우라면 소방법상 양복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2주 만에 마친 벽면 공사에 대해 안전 검사도 없었다”면서 “그런데 동구청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대충 준공 허가를 내주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전 동구 초량동 아파트 분양사무소 앞에서 J사의 보상과 동구청의 준공 허가 보류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이 아파트 복도는 편복도로 보는 게 타당하다. 입주민의 답답한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하자가 해결되면 구청은 준공허가를 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사 측은 보험 가입이나 현관문 간 충돌방지를 위한 구조물 설치 등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J사 관계자는 “법적 하자는 해결됐고, 마냥 입주를 늦출 수도 없다. 입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자와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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