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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아내를 잔혹하게 폭행한 뒤 유기해 결국 숨지게 했다. 이 과정에서 성폭행까지 했다. 범행 수법이 너무 잔혹하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이른바 ‘군산 아내 살해·유기 사건’의 피고인 A씨(53)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손톱깎이를 삼켰던 인물이다.
A씨는 지난해 3월 22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의 한 주택에서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 B씨(당시 63세)를 10시간 넘게 폭행하고, 의식을 잃은 아내를 이튿날 새벽 군산시 회현면 한 농로에 버리고 도주한 혐의(살인 및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로 구속 기소됐다. 농로에 버려진 아내는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얼굴은 심하게 부어 있었고, 멍과 피하 출혈 등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내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당시 A씨는 주택에 함께 있던 B씨 친언니(72)도 폭행하고 손발을 묶어 감금했다. B씨 언니는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범행 당일(지난해 3월 23일) 오전 2시50분쯤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졸음쉼터(충남지역)에서 차 안에 있던 A씨를 검거했다. A씨 전화를 받은 목사가 “지인이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것 같다”며 112에 신고한 지 1시간 만이었다.
검찰은 지난달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해덕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의 구형량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니 차후에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며 구형을 미뤘다. 그리고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었다. 시민위원 대다수는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사형을 구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고, 검찰은 이 결정을 받아들였다.
군산지청 관계자는 “피고인은 범행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재범 가능성이 높아 사회가 포용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데다 피해자들과 그 유가족이 겪고 있는 극심한 고통 등을 고려해 선처 없이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성폭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과 함께 2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그는 2001년부터 2009년 7월까지 경북과 경기지역에서 여대생과 주부 등 6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8년 3월 출소 후 1년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A씨는 검거 당시 전자발찌를 훼손한 상태였다.
A씨는 결혼하자마자 B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혼인신고 한 달도 안 돼 집에서 나와 이혼을 요구하다 A씨에게 또 폭행을 당했다. A씨는 경찰에서 “(다른) 폭행사건으로 나를 고소한 아내에게 합의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이를 거절해 홧김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지난해 3월 31일 군산경찰서 유치장에서 손톱깎이를 삼켰다가 수술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처음부터 혐의를 인정하지 않던 A씨가 시간을 끌기 위해 손톱깎이를 삼킨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재판 내내 “아내를 때린 건 맞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아내를 달래주는 과정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농로에 아내를 두고 간 건 맞지만,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며 “인근 목사에게 아내를 구해 달라고 부탁한 만큼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흉기로 아내를 위협한 사실이 없고, 늑골 3개가 부러질 정도로 무참히 폭행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이 사건은 A씨 딸이 지난해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는 6명을 성폭행하고도 형량은 고작 8년이었다”며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A씨 딸은 이 글에서 “(아버지는) 출소 후 본인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여성을 만나 혼인신고를 한 후 별거 상태에서 그 여성을 찾아가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며 “아버지의 살인을 밝혀 응당한 벌을 받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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