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살해에 희생된 딸…‘사형 집행자’ 직접 선택한 아버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2월12일 10시11분 조회: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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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범에 딸 잃은 소말리아 남성, ‘관습법’에 따라 사형 집행자 선택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남성들에 대한 형 집행자를 자신이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당국이 정한 대리인의 사형 집행을 보고 있을 것인가.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한 남성이 선택의 기로에서 전자를 택했다고 영국 BBC 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야스 아덴은 이날 소말리아 북동부의 푼틀란드의 한 광장에서 진행된 성폭행 살해범들 사형식에서 집행자를 직접 선택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사는 일야스 아덴(사진)은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두 남성에 대해, 형 집행자를 직접 선택했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아덴의 딸(12)은 지난해 2월, 소말리아 중부 무두그주 갈카요에 있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압디파타 압디라흐만과 압디샤쿠르 모하메드라는 이름의 두 남성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됐다.
사건은 소말리아 전역에 커다란 분노를 일으켰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성폭행 및 살해 혐의로 이들을 긴급 체포했다.
현장에서 나온 DNA 가 두 남성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검찰은 이들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두 사람은 재판에서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덴은 형 집행이 끝난 뒤, 사망 여부 확인을 위해 두 남성의 시신을 자세히 살폈다.
소말리아에서는 성폭행과 살해범에 대해서는, 피해자 가족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보복 범죄 등을 방지하고자 법적인 효력이 인정되는 관습을 뜻하는 ‘관습법’에 따라 절차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BBC 는 전했다.
피해 정도에 따라 가해자 측에서 유족에게 낙타 등으로 배상을 하거나, 기타 인정 범주에 드는 방법으로 슬픔을 위로하는 식이다.
아덴이 사형 집행자를 직접 선택한 것도 딸 잃은 슬픔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이유로 보인다.
아덴은 형 집행이 끝난 뒤 현지 방송국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형 집행이 많은 이들에게 교훈을 줄 것으로 본다”며 “소말리아의 많은 여자 아이들이 앞으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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