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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손씨 관련 3페이지 분량 진술
지난 2017년 '과천 차량 사고' 당시 손씨 차 번호판 정보 빼돌린 후CCTV합성사진 만들어 협박
'성(性)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씨가 손석희〈사진〉JTBC사장에게 텔레그램으로 사진 한 장을 보냈다. 그 사진은 이른바 과천 사고가 발생한 장소 모습을 담고 있었다. 사진 속에는 손 사장과 같은 차종의 승용차가 나와 있었고, 번호판 숫자도 손 사장의 것과 일치했다. 이를 본 손 사장은 조씨에게 수천만원을 보냈다. 하지만 그 사진은 합성 사진이었다.'
경찰이 최근 조씨에 대한 조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고, 조만간 손 사장을 불러 피해자 진술 조사를 할 계획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검거된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서(調書) 3페이지 분량을 차지할 정도로 손 사장에 대한 다양한 진술을 쏟아냈다. 여기에는 유력 정치인과 연예인이 언급되는 등 허위로 의심될 만한 부분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손 사장에 대해서만은, 경찰이 그를 한 차례 만나 피해자 진술 조사를 벌였다. 조사가 이뤄진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진술 조사가 진행된 배경은 경찰이 확인한 조씨와 손 사장 간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었다. 손 사장이 자사 기자들에게 한 해명에서 "내용이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있어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 정도"라고 했던 바로 그 대화였다.
그런데 조씨가 손 사장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중에는 손 사장과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 간 분쟁이 시작된 이른바 '과천 접촉 사고' 당시 손 사장 차량의 번호판이 찍힌 날조 사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가 박사방에서 활동하는 공익 근무 요원 A씨를 동원해 손 사장의 차종과 차량 번호 등 정보를 빼돌린 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4월 16일 당시 손 사장의 차량이 포착된 듯한 가짜CCTV화면 정지 사진을 만들어 보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사진을 '손 사장이 조씨에게 돈을 보낸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본다. 손 사장은 "조씨의 발언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금품 요구에 응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조씨가 손 사장으로부터 뜯어낸 정확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1000만원은 훨씬 넘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손 사장과 분쟁 중이던 김웅씨로부터는 "손 사장의 뺑소니 의혹 관련 영상을 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가로챈 바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박사방에 드나든 닉네임 개수가 중복을 제외하고 총 1만5000여개로 파악됐다"며 "유료 회원뿐 아니라 관련된 대화방 참여자를 모두 합친 숫자"라고 밝혔다. 박사방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가기 위해 수차례 개설과 폐쇄, 재개설을 반복해왔다. 경찰은 작년 9월부터 방을 옮겨다니며 참여한 이용자의 닉네임을 최근 일일이 파악해왔다. 다만 텔레그램 사용자는 닉네임을 바꾸거나 방에 따라 다른 닉네임을 사용할 수 있어, 실제 이용자는 1만5000여명보다는 적을 전망이다.
경찰은 또 조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9대를 증거품으로 확보, 이 중 7대의 분석 작업을 마쳤지만, 딱히 조씨의 범죄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남은 2대로, 1대는 체포 당시 조씨가 소지하고 있었고, 다른 1대는 집 안 가구 안에 숨겨둔 것을 경찰이 찾아낸 것이다. 모두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으며, 조씨가 범행 대부분을 시인하면서도 이 비밀번호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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