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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 피해 여중생 오빠 "시체 옮기듯 질질 끌고 가"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4월1일 06시42분    조회: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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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승강기 안 폐쇄회로(CC)TV에 잡힌 화면을 보면 가해자들이 쓰러진 동생을 시체 옮기듯 질질 끌고 갑니다. 그대로 맨 위층으로 올라가 범행을 저질렀어요."

'동급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중생 오빠 A씨는 3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동생의 상황을 언론에 알리는 게 걱정스럽다"면서도 "가해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고 추가 피해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낸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 가족의 일상은 인천 한 중학교에 다니던 그의 여동생이 성폭행을 당한 지난해 12월 말 이후 송두리째 바뀌었다.

가족들이 잠든 새벽 시간 학교 후배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선 A씨의 동생은 그날 아침 머리가 헝클어진 채 집으로 돌아왔다.

A씨는 "동생은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기억조차 못한다"며 "집에 있던 어머니가 만신창이가 된 동생을 보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가해자인 동급생 2명이 집중적으로 괴롭히던 학교 후배와 친하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학년이긴 했지만, 두 가해자와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도 아니었다.

A씨는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로 동생을 불러냈다"며 "이때 동생과 친한 남자 후배에게 동생을 부르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해자들은 창문을 넘어 아파트 지하 1층에 있는 헬스장으로 들어간 뒤 동생에게 술을 먹였다"며 "동생이 쓰러지자 아파트 맨 꼭대기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는 태연하게 국밥을 먹으러 갔다"며 "동생이 차가운 계단에 쓰러져 있을 때 가해자들은 아침까지 챙겨 먹으며 배를 채웠을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분이 차오른다"고 토로했다.




A씨 가족은 그날 이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그들은 소문을 피해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고 A씨의 동생도 다른 학교로 전학을 했다.

경찰서를 오가며 피해자 조사를 받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사이 가족들의 일상은 피폐해졌다.

A씨는 "한때 제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도 엄마는 울지 않는 강인한 분이셨다"며 "그날 이후 잠이 안 와 새벽에 뒤척이다 보면 멀리서 엄마가 혼자 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털어놨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A씨 여동생은 여전히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평소에 오빠 말도 잘 듣고 (성격도) 밝았던 동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며 "그런데도 가해자들은 범행 후 변호사를 선임해 어떻게든 처벌을 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 가해자 중 한명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가해자가 쓰러진 동생에게 침 뱉고 폭행한 사실도 들었다"며 "아직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내용도 많다"고 밝혔다.

또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인 것과는 별개로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며 "불법 촬영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가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등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의 어머니가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전까지 20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동의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B군 등 중학생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

B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올해 1월 3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B군 등 2명에게 출석 정지 3일과 함께 강제 전학 처분을 했다.

이들은 이후 인천 지역 다른 중학교 2곳으로 각각 옮겨 현재 재학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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