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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딸 성폭행 사건에 뿔난 중국 톱여배우들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4월13일 06시27분    조회: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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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8세인 바오위밍(鮑毓明)은 중국과 미국의 변호사 자격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잘 나가는 법조인’이다. 상장회사인 산둥(山東)성 옌타이(煙台) 에너지회사 제루이(杰瑞)그룹의 부회장 겸 수석법무관을 지냈고, 유명 통신회사 중싱(中興
·ZTE) 비상임이사를 맡았다.

리싱싱(李星星·가명·18)의 어머니가 바오위밍을 알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11월. 평범한 노동자인 리싱싱의 어머니는 성장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딸을 귀인에게 수양딸로 보내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 싱싱의 모친은 바오위밍의 사회적 지위와 배경, 그리고 무엇보다 딸에게 친절한 태도에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2016년 당시 14세였던 리싱싱을 바오위밍에게 수양딸로 보냈다.

리싱싱은 악몽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라고 했다.

바오위밍은 리싱싱의 외출을 제한하고, 집에서 아동 포르노물을 강제로 시청하게 했다. 만 14세가 채 되지 않았던 2016년부터 2019년 4월까지 4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과 폭행을 일삼았다. 폭행은 주로 옌타이의 한 아파트에서 이뤄졌다. 190㎝의 키에 체중 100㎏이 거대한 체구를 가진 바오위밍에게 저항하기란 쉽지 않았다. 발버둥치는 리싱싱의 몸을 테이프로 묶기도 했다. 바오위밍은 “다른 사람도 다 이렇게 한다”고 세뇌시켰다고 한다.

리싱싱은 성폭행이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다. ‘하체 통증 원인’을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에 검색했고, 한 여성의사의 “성폭행 당한 것 같으니 경찰에 신고하라”는 조언을 듣고서야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지난해 4월9일 옌타이시 공안에 바오위밍을 성폭행과 폭행 혐의로 신고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같은 달 26일 바오씨의 행위가 범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전달됐다. 바오위밍은 수양딸을 끔찍하게 사랑했고 잘 대해줬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주장했다.

리싱싱은 여러차례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에는 중증 불안 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까지 받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분노해 바오위밍을 처벌하기 위해 백방으로 나섰지만 혼자 힘으로는 한계에 부닥쳤다. 어렵게 변호사를 만나 지난해 9월 다시 경찰에 찾아갔지만 수사는 여전히 진전이 없었다.

묻힐 뻔 했던 이 사건이 다시 주목받은 것은 지난 9일이다.

남풍창(南風窓)이라는 광저우 지역 매체가 이날 리싱싱의 증언과 수사 과정, 리싱싱이 제공한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침대 앞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있는 바오씨의 모습도 공개됐다. 리싱싱은 기사가 나간 후인 10일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는 바오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경찰 아저씨가 공정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싱싱의 사연을 듣고 먼저 연대한 것은 중국의 톱여배우들이다.

장쯔이, 판빙빙, 리빙빙, 저우쉰, 안젤라 베이비, 양미, 야오천 등 톱 여배우들은 중국 SNS 웨이보(微博)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쯔이는 10일 웨이보에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이 왜 되풀이 되는지 아는가? 매번 폭로됐다가 자취를 감추는 것은 엄벌은 없고 보호막만 있기 때문”이라면서 “경찰 아저씨들은 마음이 아프지도 않냐”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장쯔이의 이 글에는 161만명의 중국 누리꾼이 ‘좋아요’를 눌렀다. 판빙빙도 같은 날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 아이를 도와달라”면서 “‘악마’를 엄벌하고 공정하게 수사해 아이에게 깨끗한 세상을 돌려주자”고 했다. 저우쉰은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며 모든 ‘그녀’들을 잘 사랑하고 보살피자”는 글을 올렸다.





중국 누리꾼들은 여배우들의 연이은 성명에 대해 ‘언니들이 왔다’라고 표현했다. 남성 배우들도 가세했다. 이른바 ‘오빠도 있다’다. 전 엑소 멤버인 우이판은 “너무 화가 난다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영화감동 가오샤오쑹 등 남성스타들도 리싱싱 사건에 대한 진상을 요구했다.

중국 매체들의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중국 입양법에는 미혼 남성이 여아를 입양할 때는 나이차가 40세 이상이 되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바오위밍은 리싱싱의 양아버지 자격이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스타 언니 오빠들’의 연대와 후속 보도에 옌타이시 공안국은 11일 새벽 공식 웨이신 계정을 통해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면서 이 사건은 원점에서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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