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린 원숭이 40.9도 고열…감염경로 사람과 동일해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4월14일 06시29분 조회: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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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털원숭이 등 아시아·아프리카에 사는 영장류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멸종 위기에 처한 고릴라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숫자가 격감하는 등 큰 피해도 우려된다.
다만 아메리카에 사는 영장류는 코로나19에 취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중국과학원 쿤밍 영장류 연구센터 등의 연구팀은 최근 학술논문 사전공개 사이트(bioRxiv)에 붉은털원숭이 등 영장류 3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붉은털원숭이(Macaca mulatta) 12마리, 필리핀원숭이(Macaca fascicularis) 6마리, 아메리카 원산인 비단마모셋(Callithrix jacchus) 6마리의 비강과 기관지 등에 바이러스를 뿌린 뒤 변화를 관찰했다.
붉은털원숭이는 모두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상승했고, 일부는 40.9도까지 열이 올랐다.
필리핀원숭이는 3분의 1만 체온이 상승했고, 비단마모셋은 체온이 오르지 않았다.
폐 CT 촬영에서 붉은털원숭이와 필리핀원숭이 18마리는 바이러스 노출 10일 후부터 이상 징후가 관찰됐고, 18마리 모두 폐침윤증이 진행됐다.
바이러스 RNA 분석에서 붉은털원숭이와 필리핀원숭이는 비강에서 이틀째에 채취한 시료에서 높게 검출됐고, 6~8일째에 두 번째 가장 큰 피크를 보였다.
일부 시료에서는 14일째에도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기도 했다.
목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는 RNA가 상대적으로 덜 검출됐다.
붉은털원숭이와 필리핀원숭이 18마리 중 8마리의 경우 대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반면 비단마모셋은 노출 후 2주 내내 바이러스 검출 수준이 낮았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 영장류 3종 가운데 붉은털원숭이가 코로나19에 가장 잘 민감했고, 그다음으로 필리핀원숭이와 비단마모셋 순서로 민감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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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여부는 단백질 구조가 결정
캐나다 캘거리대학과 미국 뉴욕대 연구팀은 bioRxiv에 공개한 논문을 통해 영장류 종에 따라 코로나19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경로인 사람 세포벽의 ACE2(앤지오텐신 전환 효소 2) 단백질을 영장류의 ACE2 단백질 구조를 비교했다.
ACE2는 폐를 비롯해 신장 등 세포막에 존재하는 효소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이어진 구조를 갖고 있다.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ACE2 단백질의 핵심 부위 12개 아미노산을 비교한 결과, 사람과 침팬지·고릴라·붉은털원숭이 등 아시아·아프리카 영장류(Catarrhini, 코가 좁은 협비원류)는 12개 아미노산의 종류와 순서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아메리카 영장류(platyrrhini, 코가 넓은 광비원류)의 경우 아미노산 12개 중에서 9개는 같았지만, 3개는 달랐다.
연구팀은 "ACE2 단백질의 아미노산이 바뀌면 바이러스 결합 성공률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도 있다"며 "개나 고양이, 흰색담비 등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이 될 수 있지만,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은 결합부위의 아미노산 순서만으로, 단백질 상호작용을 이론적으로 분석한 것이어서 한계는 있다"며 "실제 바이러스와 ACE2 단백질 결합에서는 결합 부위뿐만 아니라 전체 단백질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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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에 옮기면 멸종 초래할 수도
캐나다·미국 연구팀은 "많은 영장류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고, 마운틴고릴라처럼 1000마리 정도만 남은 것들도 있다"며 "숫자가 적은 집단에 감염성이 강한 도입되면 멸종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에서는 생태 관광할 때 관광객들이 고릴라로부터 최소 7m 이상 떨어질 것을 권고하지만, 우간다 브윈디 국립공원에서는 고릴라와의 거리가 평균 2.76m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고릴라와 10m 이내로 접근하려면 깨끗한 옷을 입고, 소독한 신발을 신고, 손을 깨끗이 씻고,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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