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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성장 촉진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오남용 시 남녀 모두 부작용 위험 높아
빠른 걸 선호하는 현대인들은 얼굴도, 몸매도 마법처럼 ‘짠’하고 달라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욕심이 앞서 서두르면 늘 후회만 남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교훈을 또 한 번 깊이 새길 만한 이슈가 터졌다. 지난 4월 몸짱약으로 불리는 근육강화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불법·유통 판매한 일당이 검거된 것이다. 이들은 몸매관리를 위해 헬스장이나 PT숍을 찾는 일반인들에게 ‘빠른 몸짱이 될 수 있다’는 효능을 강조하며 돈을 받고 불법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스테로이드 하면 피부 연고가 쉽게 떠오를 것이다. 사실 스테로이드는 쓸개즙, 성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등 사람 몸에 이미 존재하는 화합물인데 항염증, 항알레르기 등 다양한 효능이 밝혀지면서 의약품 개발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 중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황소 고환에서 추출·합성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한 형태로 세포 내 단백 합성을 촉진해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 또 에너지 대사를 높여 평소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게 한다.
이러한 호르몬제제는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부작용위험이 높아 전문의 처방이 필수다. 하지만 현재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해외 직거래 사이트에서 쉽게 검색해 구입할 수 있다.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위험한 약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높다.
근육 성장을 돕는다고 알려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위험이 높아 전문의 처방이 필수인 약이다. 특히 약을 끊은 후에도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어 과거에 스테로이드제제 복용 경험이 있다면 전문가의 진찰을 통해 몸 상태를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김하정 원장은 “국내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약물이나 이 성분이 들어간 단백질보충제를 유통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남성이든 여성이든 오남용하면 큰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어 절대 의사 처방 없이 몸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개인이 활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남성의 경우 불임, 탈모, 고환위축·발기부전 등 성기능장애, 여유증(가슴이 여성처럼 커지면서 늘어지는 것) 등이 나타난다.
여성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남성호르몬이 활성화되며 체모가 나고 목소리가 굵어지는 남성화가 진행된다. 심지어 폐경시기가 앞당겨져 40대 초에 생리가 멈출 수 있다.
김하정 원장은 “실제 한 여성환자는 이미 약을 끊은 지 3~4년이 지난 후였는데도 난소기능검사에서 난소나이가 원래 나이보다 7세나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며 약을 끊은 뒤에도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남녀를 불문하고 당뇨병, 심혈관질환, 간암 등의 발병위험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정신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충동적·공격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조증, 우울증, 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김하정 원장은 “스테로이드는 한 번 손을 대면 끊기가 쉽지 않다”며 “지금은 약을 안 먹더라도 과거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 복용 경험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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