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되면 의료계에선 그걸 알츠하이머병의 생물학적 표지로 본다.
그런데 이런 단백질이 뇌 안에 퍼지는 속도와 패턴이 남녀 간에 크게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이 남성보다 알츠하이머병에 더 잘 걸리고, 병세도 더 심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 센터 산하 인지의학센터(CCI)의 세피 쇼코히 신경·행동과학 부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 학술회의에서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닷새 일정으로 개막했다.
16일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개요에 따르면 이런 특성이 새로이 확인된 건, 뇌 조직에 퍼져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타우 단백질이다.
타우 단백질은 감염병처럼 뉴런(신경세포) 사이로 퍼져 나가는데, 이 단백질의 과인산화로 신경섬유다발(tangle)이 늘어나면 광범위한 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기술로, 약간의 인지 장애를 가진 지원자와 건강한 지원자의 뇌 조직을 검사했다. 이들 지원자는 '알츠하이머병 신경 영상 이니셔티브(ADNI)' 프로그램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사람들이다.
연구팀은 그래프 이론 분석(graph theory analysis)을 이용해, 신경세포 망에서 타우 단백질의 확산 패턴을 보여주는 모델을 구축했다.
쇼코히 교수는 "범죄 현장 재구성과 비슷하게, 현장에 없었더라도 침입자가 어디로 들어와 어느 방으로 이동했는지 알 수 있다"면서 "그래프 분석은, 타우 단백질이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를 유사한 형태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뇌 스캔 분석 결과, 남성과 여성은 타우 확산 신경망 모델의 구조부터 상이했다. 예컨대 여성은 뇌 안의 다양한 부위를 잇는 '연결 영역(bridging regions)'이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이런 차이로 인해 여성의 뇌에서 타우 단백질이 더 쉽게 퍼지고, 비정상적인 단백질의 침적 속도가 빨라지면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처럼 가속화된 여성의 타우 확산 모델을 입증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만약 가설이 입증되면 여성의 알츠하이머병 예방으로 위해 더 이른 시기의 치료 개시, 라이프 스타일 변화, 인지기능 복원 등 남녀 간 성 차이를 고려한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한다.
출처: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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