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조금만 방심해도 쉽게 감염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식중독이다. 계절을 막론하고 나타난다지만, 여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감염 질환이기도 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음으로써 발생하는 직접 감염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식중독 균은 제법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의 건강을 시시때때로 위협하고 있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식중독 감염 경로,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와 함께 짚어본다.
◇조리기구가 식중독을 부르는 이유는
주방 내에서 사용하는 조리기구의 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2차 감염은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실제 식중독의 약 25%는 조리기구에서 균이 옮겨져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행주나 수세미의 경우 물로 적절히 헹구면 깨끗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물로 3회 이상 헹궈도 대부분의 균이 남아 있어 충분한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조리도구 사용 시에는 교차오염의 위험이 존재한다. 교차오염이란 식품의 제조, 가공, 유통 등의 과정에서 오염이 되는 모든 것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닭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로 과일을 깎고 이를 곧바로 섭취했을 경우 교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고, 이는 캠필로박터균에 의한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리기구에 대한 철저한 소독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칼과 도마는 열탕 소독한 후 햇볕에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행주나 수세미는 하루 1회 이상,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아준다. 모든 조리기구는 여러 개를 준비해 두었다가, 용도에 따라 구별해 쓰는 것이 좋다.
◇냉장고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영양분과 수분, 적당한 온도. 이 조건에 적합하면 하나의 세균은 몇 시간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다음 세 가지 조건 중 하나가 결핍해도 증식할 수가 없다. 보통 식품에는 영양분과 수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온도 조절’이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보다 안전한 식품 섭취를 위해서는 식품을 청결히 취급하고 조리 후 빠른 시간 내에 섭취하며, 저장이 불가피할 경우 냉각 또는 가열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냉장고를 너무 과신해서도 안 된다.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냉장·냉동 상태에서도 식중독 균은 증식이 억제될 뿐 아예 죽는 것은 아니므로, 여름철에는 특히 가급적 적당량만을 조리한 후 곧바로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염된 음식이더라도 색깔이나, 맛, 향기 등은 변함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신선한 상태로 적정온도에 보관되고 있는지와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아울러 냉장고 속에서 상한 음식이라도 끓이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 이미 상한 음식이라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손 위생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가장 쉬우면서도 식중독 등 감염 질환을 확실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손 씻기다. 흔히 겉보기에 하얗고 깨끗해 보이는 손에는 세균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통 한쪽 손에만 약 6만 마리 정도의 세균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바쁘게 움직이면서 뭔가를 잡고, 나르고, 만드는 손은 각종 유해 세균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부위다. 일단 손에 묻은 세균은 눈, 코 그리고 입, 피부 등으로 옮겨져 그 자신이 질병에 감염될 뿐 아니라 그가 만지는 음식, 물건 등에 옮겨졌다가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염시키게 된다.
따라서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기타 해산물 등의 날음식, 씻지 않은 샐러드, 과일과 야채 등을 손질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행주나 수세미를 사용했거나 주방, 화장실 등을 청소한 뒤에는 다량의 박테리아 및 곰팡이 균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경우에도 손을 씻도록 한다.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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