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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게임중독에 빠졌다, 내 탓일까 뇌 탓일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7월30일 06시19분    조회: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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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우리 몸 구석구석을 컨트롤한다. 뇌에 휘둘리지 않고 잘 다스려야 건강해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내 탓? 뇌(腦)탓!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성당에서 미사 중 자신의 가슴을 세 번 치면서 드리는 짧은 기도문이다. 모든 문제를 남 탓으로 돌리지 말고 내 탓으로 인정하면 모든 문제는 순조롭게 풀린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이고, 범위를 나 하나로 좁혀보면 상황이 좀 다르다. 

내 문제에 있어서는 “뇌(腦) 탓이요, 뇌 탓이요 다 뇌 탓이로다!”로 바꾸고 싶다.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건강 문제는 모두 뇌(腦) 탓이다. 뇌의 식탐 때문에 많이 먹게 되고, 뇌의 게으름 때문에 운동을 안 한다. 뇌에 휘둘리지 말고 뇌를 잘 다스릴 수 있으면, 건강해질 수 있다. 

1) 뇌는 독재다. 
뇌는 우리 몸을 구석구석까지 전부 컨트롤한다. 뇌가 없이는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한다. 나라로 치면 지방까지 속속들이 관리하는 중앙집권적 정부다. 뇌라는 정부를 견제할 입법부나 사법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뇌야말로 독재정부다. 독재라도 몸을 잘 다스리면 좀 나을 텐데, 뇌는 자신의 쾌락만 추구할 뿐, 몸이 건강해지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일 때가 많다. 

PC방에서 며칠 동안 밤을 새우면서 게임에 몰두하다가 과로사한 젊은이가 기사화된 적이 있었다. 요즘 한창 문제가 되는 ‘게임중독’인데 게임중독은 뇌에는 쾌락적이지만 몸에는 해롭다. 몇 시간만 앉아서 게임을 해보자. 어깨도 뻐근하고, 눈도 침침해질 것이다. 몸이 이러다가는 죽겠다고 그만 좀 하라고 외치는 몸의 이야기다. 하지만 뇌는 쾌락을 위해서 몸이 망가지고 있는 상황도 교묘하게 합리화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2) 뇌가 좋아하는 것은 대부분 몸에 해롭다. 
가깝게는 술, 담배, 커피 등은 뇌에는 이롭지만 몸에는 해롭다. 좀 더 단적인 예를 들자면 도박과 마약은 뇌에는 극단적인 쾌락을 주지만 몸은 망가져 폐인이 된다. 이럴 때 뇌는 몸은 폐인이 되든 말든 본인의 쾌락을 위하여 몸을 배신한다. 

운동도 중독이 있다. 집에서 누워있는데 운동을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날 정도라면, 뇌는 이미 그 운동을 극한으로 할 때 나오는 베타엔돌핀을 빼먹는데 재미가 들린 것이다. 그러면 뇌는 강한 자극을 위해 점점 운동 강도를 높이게 하고 몸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부상을 당하게 된다. 




뇌가 좋아하는 것은 대부분 몸에 해롭다. 뇌는 자신의 쾌락만 추구할뿐, 몸이 건강해지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다. 뇌는 쾌락을 위해 몸이 망가져도 교묘하게 합리화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사진 pxhere]

 
3) 세상만사 모든 번뇌는 뇌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 초초, 우울, 불면증은 모두 뇌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위나 간, 팔다리 때문에 불안해지지는 않는다. 사실은 장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 즉, 소화가 안 되거나, 대사가 떨어지는 것도 뇌가 느끼는 스트레스가 몸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므로 뇌문제다. 

정신건강의 문제뿐만 아니라, 뇌는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들, 즉 미움, 시기, 질투, 분노, 허영심, 잘난척, 열등감 등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인간 세상의 만사의 문제는 뇌에서 비롯된다. 

4) 뇌는 내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뇌는 내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나라의 주인이 아닌 것과 같이 뇌는 내몸을 총괄 운영하고 있는 운영자일 뿐이지, 결코 내 몸의 주인은 아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듯이 내 몸의 주인은 내 몸이다. 뇌는 몸이 건강할 수 있도록 잘 운영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하지만 권력을 독점하면 초심을 잃어버리듯, 뇌는 교묘하게 뇌와 나를 구분하지 못하게 해서, 뇌가 원하는 것을 마치 내가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우리는 뇌가 보내는 메시지를 마치 나의 자신의 의지 양 착각한다. 그 이유는 뇌가 내리는 명령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서 쉽게 믿어진다. 반면 몸이 하는 이야기는 ‘피곤하다’ ‘졸리다’ ‘아프다’ 등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기 때문에 우리는 몸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고 뇌의 이야기를 따르게 된다. 




뇌는 나의 일부이지 주인이 아니다. 건강하고 행복해지려면 뇌를 믿지 말고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이자. [사진 pxhere]

 
5) 몸의 이야기를 잘 듣는 법 
➀ 뇌의 신념을 경계하라 
뇌는 나의 일부이지 결코 주인이 아니다.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판단이나, 생각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믿음과 신념을 가져서는 안 된다. 신념이란 ‘자신의 견해에 대하여 흔들림 없는 태도’를 뜻한다. 하지만, ‘잘못된 신념’은 부작용도 크다. 내 몸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그것을 방치하고 또 그것을 합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➁ 몸의 이야기를 들어라 
몸의 이야기는 모호하다. 주로 ‘아프다’ ‘피곤하다’ ‘졸리다’ 등 모호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몸의 이야기를 잘 듣는 방법은 생각을 멈추고 몸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 된다. 

➂ 지금에 집중해라 
캐나다의 철학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뇌가 우리 몸을 속이기 위해서 가장 자주 쓰는 수법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고 하였다. 어떤 사람은 예전에 강남땅을 안 산 것을 후회하고 또 어떤 사람은 앞으로 경제위기가 올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한다. 후회와 불안은 몸의 이야기를 못 듣고 뇌의 명령에만 따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뇌는 상념 안에서 끊임없이 후회와 불안을 생산해 낸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지금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10분 과거나, 미래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몸의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하고,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나라의 주인이 정부가 아니고 국민인 것처럼 내 몸의 주인은 뇌가 아니고 내 몸 자체인데도, 뇌는 마치 자기가 주인인 양 교묘한 합리화로 몸을 속이고 있다. 건강해지려면 뇌를 경계하라. 행복하려면 뇌를 믿지 말고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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