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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퇴근 후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 김모(44)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맥주를 찾는 날이 부쩍 더 많아졌다. 그러던 중 최근 엉덩이 부근에 통증이 생기고 늘 앉던 양반다리 자세도 힘들어졌다. 단순한 다리 근육통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겼지만, 통증때문에 옷을 입고 차를 타고 내리는 일상생활조차 불편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김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고관절 이상으로 생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였다. 평소 김씨의 과음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허벅지 엉덩이 통증, 양반다리 힘들어지면 고관절 질환 의심
관절 중에서도 엉덩이에 있는 관절이며 골반과 허벅지를 이어주는 부분이 바로 고관절인데,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고, 체중을 분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퇴골두혈성괴사는 대퇴골, 즉 허벅지 뼈가 제대로 맞지 않아 대퇴골두로 가는 혈액이 차단돼 그 부위에 괴사가 생기고, 심각할 경우 고관절이 파괴되어 걷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안양국제나은병원 민경보 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증은 전체 고관절 질환의 80%를 차지하며 특히, 30~40대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정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져 있진 않지만,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 약물을 가장 높은 위험 인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생기면 걸을 때 사타구니에 통증이 발생한다. 이 통증은 주변 신경을 타고 무릎이나 허벅지 안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계단을 오리거나 뛰는 동작 등으로 고관절에 힘이 가해질 때 통증이 심해진다. 양반다리 자세도 힘들어진다. 한쪽 허벅지가 상대적으로 가는 경우도 고관절 이상 신호다. 근육은 자주 움직여야 튼튼해지는데, 문제가 생긴 부위를 덜 움직이면서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질환은 괴사가 진행될 때 까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고관절 통증을 잠깐 앓는 경우는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척추 통증과 유사해 디스크와 오인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 삼가야
고관절 질환은 엑스레이,MRI(자기공명영상)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통증과 괴사 정도가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원활한 혈액 순환과 고관절 건강을 위해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쪼그려 앉는 동작,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양반다리 등은 고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민경보 원장은 "무엇보다 과도한 음주습관을 고치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라며 "즐거운 여름 휴가가 음주 휴가가 되지 않도록하고, 평소 애주가라면 통증이 1~2주 정도 지속되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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