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등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은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증후군(post viral fatigue)’을 의심해야 한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주부 정모(49)씨는 코로나에 걸리고 완치된 뒤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예전과 달리 집안 일을 조금만 해도 피로가 밀려오는 상태가 된 것. 정씨는 "반찬을 만들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소파에 누워야할 정도"라며 "분리수거만 하고 와도 몸에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코로나에 걸리기 전에는 몸이 이렇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늘면서 정씨처럼 바이러스 감염 후 전에 없던 피로·두통·수면장애·근육통·우울감·집중력장애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다. 실제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증후군(post viral fatigue)’이라는 병명도 있다. 정확한 발생 기전을 가지진 않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외에 헤르페스 바이러스, 엔테로 바이러스 등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회복됐는데도 불구하고 피로 등의 이상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다.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증후군은 감염질환을 심하게 앓은 사람에게 더 위험하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은 코로나19로 입원 치료까지 받았던 영국 성인 2320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후유증을 분석한 결과, 퇴원 1년 후에도 60.1%가 피로를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가 유발되는 이유를 ‘면역체계와 염증 사이의 관계’ 때문으로 추정한다. 서울신통의원 박석삼 원장(대한통합기능의학연구회 회장)은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몸의 면역 기관들은 엄청나게 소모된다”며 "특히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을 없애기 위해 부신에서 부신피질호르몬(코티졸)이 과다 소모되면서 피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신 외에도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증후군의 원인을 ▲체내 남아 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 증가 ▲신경 조직 염증 등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박 원장은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증후군은 원래부터 부신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잘 생길 수 있다”며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사람이 대표적으로 부신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원래 피로가 심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도 해당된다.
바이러스 후 피로증후군이 의심된다면 먼저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빈혈 등 피로를 유발하는 다른 질병이 없는지 감별해야 한다. 이런 질병이 없는데,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가 심해졌다면 소모된 부신 등 면역 기관을 잘 다스려야 한다
박석삼 원장은 “감초, 비타민C, 비타민B5, 홍삼 등이 도움이 된다”며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C는 하루 2000mg으로 고함량 섭취를 하고, 감초는 부신피질호르몬이 비활성화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 피로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부신 기능을 회복시키려면 아침 식사를 잘 해야 한다”며 “공복이 길어지면 부신피질호르몬이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소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증이 있다면 이부프로펜 등과 같은 진통제를 복용해 통증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리한 활동은 줄이고 에너지를 아껴야한다. 요가나 명상, 마사지 등 이완 요법을 하면 도움이 된다.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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