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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도 90% 상회... 전세계서 개발 중
소리로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미래가 오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침 소리, 목소리 등 소리 정보로 내가 앓고 있는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질문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좋겠지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아직 너무 먼 미래 얘기라고만 여길 것이다. 더이상 먼 미래 얘기만은 아니다. 최근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가 기침 소리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민감도, 정확도가 높은 것은 물론 상용화 가치가 커 그 전망이 매우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리로 질환을 판단하는 이 기술은 이미 세계 각국 여러 나라에서 다각도로 개발되고 있다.
전세계 다양한 연구 기관 개발 참여중
기침, 목소리 등 소리로 질환을 예측하는 기술은 국제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이미 소리로 판단이 가능하다고 연구 논문으로 제시된 질환만 해도 폐렴, 독감, 코로나19, 관상동맥, 파킨슨병, ADHD, 조율증, 알츠하이머, 수면무호흡 등 매우 많다. 특히 소리로 알아차리기 쉬운 정신 질환과 호흡기 질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울, 불안 등의 감정은 음색, 억양, 목소리 떨림으로 나타나며, 호흡기 질환으로 기도 상태가 변화하면 기침 소리와 성질이 변한다. 상용화와 가깝게 개발된 프로그램 중에는 비욘드버벌사의 무디즈, 미국 미시간대학이 개발 중인 프리오리 등이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음성 패턴을 분석해 조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예측한다. 이 외에도 화이자에서 인수한 레스앱, 음파 탐지기로 수면 무호흡을 예측할 수 있는 미국 워싱턴대학의 애프니어앱, 심뇌혈관질환 위험 여부를 판단하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 프로그램, 치매 초기 징후를 잡아내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알츠하이머 센터 프로그램, 아직 증상이 보이지 않는 파킨슨병도 감지하는 이탈리아 연구팀의 음성 알고리즘 등 매우 많은 기술이 현실에서 사용되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물론 비슷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기내과 김상헌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폐렴 진단 알고리즘을 이용했더니 기침 소리만으로도 높은 정확도로 폐렴을 진단할 수 있었다는 논문을 지난해 6월 발표했다.
소리 정보 중요성 높아지고 있어
왜 소리 정보일까? 왜 세계 각국, 다양한 연구팀이 소리로 질병을 파악하는데 집중하는 걸까? 올 수 밖에 없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질환을 진단받으려면 병원에 가야만 했다. CT, MRI, 혈액 검사 등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 자체를 병원에서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비가 병원에 있는 것은 물론, 결과를 확인하는 것도 병원에 있는 특정한 약물, 기계 등으로만 가능하다. 그러나 미래는 비대면 환경으로 확장되고 있다. 김상헌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가 돼, 비대면 진료가 활발해졌지만 전화로 할 수 있는 것은 문답뿐이었다"며 "현재는 비대면으로는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한데, 소리 정보를 이용하면 보조적인 검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게다가 소리 정보는 방사선보다 훨씬 무해하며, 실시간으로 지속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 정확도 90%
아무리 그래도, 기침과 목소리로만 파악하는 건데 정확도가 떨어지진 않을까? 김상헌 교수는 "꽤 정확도가 높다"며 "대부분 연구팀이 90% 정도를 상회하는 정확도를 보고하고 있고, 비교적 낮게 보고한 팀도 70~80% 정도다"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모든 프로그램이 80%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헌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알고리즘이 90%의 민감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됐다. 음성으로 판단하는 이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원리는 모두 같다. AI로 1만명이 넘는 매우 많은 환자의 데이터를 입력한다. 환자의 성별, 나이, 질환명 등과 함께 환자 목소리와 기침의 음향, 음파, 높낮이, 미묘한 주파수, 소리 크기 각종 특징과 패턴을 프로그래밍 한다. 컴퓨터는 이 특징을 분석해 공통점을 찾고, 그 결과에 따라 다른 환자의 질환 위험도를 예측한다.
현실 적용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김상헌 교수는 "연구와 달리 현실에서는 다양한 대상이 사용하기 때문에 아직은 기술의 성숙 단계지 적용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면서도 "스마트 폰,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 기침으로 호흡기 질환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은 적어도 10년 이내에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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