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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등 ‘공존질환’부터 치료… 낮잠 줄이고 숙면습관을”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10월2일 07시02분    조회: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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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팁]불면증 극복하려면
환자 90%는 우울증 등 동반질환… 정신과적 건강에도 문제 가능성
수면제, 단기 증세때 한달내 복용… 3개월 넘으면 복용기간 2주내로
취침시간 엄수하고 규칙적 생활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을 정신건강의 적신호로 규정했다. 이 교수는 무턱대고 수면제를 복용하기보다는 취침 시간을 엄수하는 등 ‘숙면습관’을 들이는 게 불면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제공열대야도 아닌데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간신히 잠들어도 채 1시간도 안 돼 깬다. 밤에 잠을 못 자니 낮에 더 피곤하다. 이처럼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증세를 통틀어 수면장애라고 한다.

수면장애는 국민 10명 중 3∼5명에게서 발생한다. 여러 유형 중에서 불면장애(불면증)가 가장 흔하다. 불면증 환자는 국민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이어 잠을 자다가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다리의 불편한 감각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는 하지불안증후군 등의 순이다. 불면증과 하지불안증후군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다. 반대로 수면무호흡증은 남성 환자가 더 많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수면의학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이지만 원인을 찾기도 어렵고, 환자의 고통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게 불면증 극복법을 물었다.

○ “불면증은 정신건강의 적신호”
불면증은 환자의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질병 여부가 결정된다. 의사가 봤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도 환자가 불면의 고통을 느낀다면 불면증이란 뜻이다. 다만 3개월 이내의 일시적인 불면 증세까지 모두 불면증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또한 ‘불면(不眠)’이라 해서 전혀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실제로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례보다 중간에 자주 깨서 수면 효과가 없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3개월 이상 △잠이 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깨며 △낮에 피곤하고 집중하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불면증으로 볼 수 있다.

불면증 환자 중에서 8590%는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질병을 동반한다. 이런 불면증을 ‘공존 질환이 있는 불면증’이라고 한다. 공존 질환으로는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이 많은 편이다. 이 교수는 “불면증 환자 10명 중 9명 정도에게서 정신과적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불면증은 정신건강의 적신호로 여겨진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의 절반 이상에게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발견된다. 불면증이 우울증 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면증이 있다면 우울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불안장애는 불면증 위험을 1.8∼4배 높인다. 불안장애가 있다면 불면증이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 교수는 “공존 질환을 밝혀내고 수면 습관을 관찰한 후에야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면다원검사, 심층면접 등 여러 방식으로 환자를 관찰한다.

○“불면증 행동치료, 2∼3주면 효과 나타나”
수면제를 먹으면 불면증을 고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3개월이 되지 않은 일시적 불면증일 때는 수면제를 한 달 이내로 소량 복용해도 무방하다”면서도 “그 이상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 약이 없으면 잠을 못 이룰 것 같다는 심리적 의존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수면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불면증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불면증일 때는 수면제 복용 기간을 더 줄여 2주 이내로 제한할 것을 이 교수는 권했다. 일시적으로 수면 효과를 보면 약에 더 의존하고, 그 결과 공존 질환을 찾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불면증 치료가 힘들어진다.

이 교수는 공존 질환을 치료하면서 행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행동 요법은 ‘수면 습관’을 몸에 익히는 치료를 말한다.

취침 시간 엄수가 대표적이다. 오후 11시에 정확하게 잠자리에 들고, 숙면을 했든 하지 못했든 오전 6∼7시에는 침실을 무조건 떠나는 방식이다. 또한 불필요하게 침대에 머무는 것도 금한다. 이 교수는 “뇌가 침대를 ‘자는 공간’으로만 인식하도록 하는 훈련”이라고 했다.

깨어 있을 때 움직이는 것도 행동 요법에 속한다. 몸이 다소 피곤하더라도 아침과 낮 시간에 걷거나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낮잠은 금하되 너무 피곤하면 깊은 잠에 이르지 않도록 30분 이내로 제한한다. 이 교수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생체시계가 깨어 있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구분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했다. 이런 훈련은 쉽지 않다. 몸은 극도로 피곤해질 수 있다. 하지만 2∼3주 동안 제대로 하면 밤에 잠이 오기 시작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5년 넘은 불면증도 충분히 치료 가능”
올봄 50대 여성 박미정(가명) 씨가 이 교수를 찾았다. 박 씨는 5년 이상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밤에 침대에 누워도 잠을 이루기가 너무 어려웠다. 천신만고 끝에 잠에 들어도 30분∼1시간 간격으로 깼다. 수면제도 여러 차례 복용해 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 교수는 “전형적인 불면증 환자”라고 진단했다.

박 씨는 불면증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간에도 활력을 잃었다. 매사에 흥미를 잃었고, 입맛도 떨어졌다. 우울한 기분도 강해졌다.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이 교수에게 “죽기 전에 제대로 잠을 한번 잘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을까. 박 씨를 심층 면접한 이 교수는 “이런 사례가 드물지 않다”며 “박 씨와 같은 불면증 환자들에겐 밤은 정말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박 씨의 경우 불면증의 공존 질환으로 우울증이 발견됐다. 심층 면접을 통해 5년 전의 자녀 대학 입시 실패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때 받은 스트레스가 너무 커 불면증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후 자녀는 재수 끝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박 씨의 불면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공존 질환인 우울증을 동시에 치료해야 했다. 이 교수는 소량의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면제도 소량 처방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행동 요법을 시행했다. 5년이 넘도록 불면증으로 고통을 겪은 박 씨 또한 2∼3주부터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불면을 유발하는 요소를 찾아 없애고 잘못된 수면 습관을 고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힘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했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시계는 치우고 잘때만 누워야


숙면에 도움되는 습관

잠을 잘 자야 건강하다는 말은 의학적으로도 틀리지 않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잠을 잘 자는 게 치매를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노인은 7시간 이상인 노인보다 인지 기능이 떨어져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이유진 교수는 “숙면에 꼭 필요한 습관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습관을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없을까. 이 교수는 “속이 너무 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따뜻한 우유 한 잔 정도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외의 특효 음식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제안하는 숙면 습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른 시간에 일정하게 일어나 낮에는 충분히 활동하며 밤에는 딱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침실에 들어가는 식이다. 침실은 충분히 어둡고 따뜻해야 하며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저녁에 복식호흡이나 명상과 같은 ‘이완 행동’을 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숙면을 원한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다. 우선 침실에서 시계를 치워야 한다. 그래야 밤에 잠이 안 들거나 중간에 깨도 시간을 확인할 수 없다. 불면증이 있다면 보통 시간을 확인할수록 잠을 더 이루지 못한다. 잠을 안 잘 때는 침대에 아예 누워 있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낮잠은 금물이다. 낮잠을 자면 밤잠을 이루기가 더 어려워진다. 카페인이나 알코올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이기에 멀리해야 한다. 저녁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뇌가 흥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 또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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