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음식 속의 파를 버리다가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눈총을 받은 적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파의 건강효과를 실감하는 사람이 많다. 라면에 넣은 대파, 막걸리와 어울리는 파전, 밥 맛을 더하는 파김치 등 우리 주변에 흔한 파는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건강식품이다.
◆ 잡냄새 잡아주고 육수 우려낼 때는?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파는 백합과 파속 식물이다. 양파, 부추, 마늘 등과 모양이나 재배 환경이 비슷하다. 건강에 좋은 성분이 많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대파는 두 가지 맛이 있다. 생 대파는 알싸한 매운맛과 특유의 향이 있다. 이 향이 다른 식재료의 잡냄새를 잡아준다. 파는 익으면 단맛을 내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대파는 육수를 우려낼 때 감칠맛과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뿌리 부분을 사용한다.
◆ 파전, 파김치… 고기 먹을 때 쪽파 함께 먹는 경우
쪽파는 파보다는 먹기가 순하고 자극적인 냄새가 적다. 대파에 비해 향이 은은하고 전체적으로 단맛이 난다. 오래 끓이는 국물 요리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요리에 밑 양념으로 사용된다. 파전을 비롯해 고춧가루와 젓국만 넣어서 만드는 파김치, 데쳐서 댕기처럼 묶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파강회, 달인 간장에 담가 먹는 쪽파 장아찌 등이 있다.
고기를 먹을 때 쪽파를 함께 먹으면 고기의 누린내를 줄일 수 있다. 몸의 손상을 줄이는 항산화 효과와 함께 고기에 많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는 등 여러 효과가 나타난다. 철분, 비타민 A 및 C 등도 풍부하다. 단백질, 칼슘, 칼륨, 인, 섬유질 등도 많은 건강식품이다.
◆ 혈액, 혈관 ‘청소’ 돕는 이 성분은?
대파의 뿌리에는 알리신 성분이 많다. 혈액이 탁해져 노폐물이 혈관 벽에 들러 붙는 것을 억제한다. 동맥경화에 이어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파와 돼지고기, 콩, 김 등 비타민 B1이 풍부한 음식과 함께 먹으면 흡수력을 높일 수 있다. 육류나 라면 등 지방이 많은 음식에 대파를 넣으면 몸에 콜레스테롤이 덜 흡수된다. 대파의 흰 부분에는 베타카로틴이 많아 기관지와 폐 건강에 도움이 된다.
◆ 대파는 양파, 마늘과 같은 백합과 채소… 어떤 효과가?
앞서 언급한 대로 대파는 양파, 마늘과 같은 백합과 채소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세계암연구재단(WCRF)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백합과 채소가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했다.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암이다. 장기간 짠 음식을 먹으면 위 점막에 암이 움틀 위험이 커지는데, 세포의 손상을 줄이는 대파의 강력한 항산화제가 발암물질 활성화를 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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