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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맞이 기층탐방]80명 조선족 장수로인들의 건강 지킴이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5월2일 14시20분    조회: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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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하선촌조선족양로원 윤선학, 강정실 원장 부부의 ‘부모’사랑 알아보다

 

주방일군들이 정성껏 준비해드린 진지를 즐겁게 드시고 계시는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장수로인들

지난 4월말의 어느 하루, 점심식사를 마친 수십명의 고령 로인들이 식당을 나서면서 손을 흔들며 혹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은채 기립자세를 취하고 한 중년녀성에게 경례를 올리면서 “밥을 진짜 맛있게 잘 먹었어요!”라고 인사를 한다.

59세의 강정실녀성은 통화시 통화현 쾌대무진 하선촌(河鲜村)조선족양로원의 원장이자 장수로인들의 ‘딸’이며 ‘친근한 벗’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식당을 나서는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장수로인들이 강정실 원장에게 즐거운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저희 양로원에는 80명의 로인이 입주해 계시는데 전부 다 조선족입니다. 80세 이상 장수로인이 75%, 근 60명이십니다. 작년에 100세 로인이 로환으로 타계하시고 현재 98세의 최분희 로인이 최고령입니다. ”

 

98세의 최고령 최분희로인이 강정실 원장의 요청에 응해 어릴 때 배워둔 일본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선족 장수로인들의 ‘둘도 없는 훌륭한 안식처’

 

90세 서건홍로인이 생일케익을 받고 싱글벙글 웃고 있다.

 

‘랑랑 80세’의 ‘소녀들’(좌로부터 80세 조옥화, 83세 김정실, 83세 리옥실, 82세 박진화 로인)

90세의 서건홍로인은 하선촌조선족양로원에 입주한지 한달 가까이 된다. 거동이 불편하던 제수씨 박진화가 2년전에 하선촌조선족양로원에 입주했는데 2년도 안되는 사이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는 조카(박진화의 자식)들의 소개를 듣고 서건홍로인은 입주한지 3개월 된 장춘의 모 양로원에서 바로 하선촌조선족양로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서건홍로인은 기자의 손을 잡고 풍속습관, 음식습관, 청결한 위생환경,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 등 여러 면으로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우점을 개괄해보이고나서 “공기가 좋은데다가 가격도 장춘에서 지내던 양로원보다 2,000원 저렴하다”면서 “원래 양로원에서는 병원에 갇혀있는 느낌이였는데 이곳은 양로원이 아니라 여느 조선족로인협회와 진배없다”고 흐뭇해하면서 침 마르는 줄 모르고 칭찬했다.

 

강정실 원장이 81세의 동갑 부부ㅡ최학실, 손호대 로인과 함께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8개월 전에 입주한 최학실로인과 남편 손호대는 통화현 농촌에서 온 81세 동갑내기 부부이다. 그들의 방에 들어가 보니 다른 방들과 달리 일인용 침대 두개가 붙여져있었다. 아직도 금술이 신혼부부같다는 량주는 아직도 젊었을 때의 근면함이 몸에 배여 틈만 나면 방 청소와 복도 청도 등 일군들의 일을 도와나선다. 최학실로인은 “예전에는 량주가 촌에 있는 단층집에 살면서 자식 생각, 손주들 생각에 항상 울쩍하고 허전하고 우울했는데 양로원에 와서 언니, 오빠들이랑 어울려서 식사하고 문화활동에도 참가하니 세월 가는줄 모르겠다”면서 “세월이 좋고 당의 양로정책이 좋고 윤선학, 강정실 원장 부부가 친부모 모시듯이 우리 로인들에게 잘해주니 로인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장수한다.”고 말했다.

 

심양 서탑에서 온 86세 리영희로인

심양 서탑에서 온 86세 리영희로인은 2년전에 자식들이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을 소개했을 당시 “내가 짐이 된다고 꺼려서 늙은 어미를 멀리 타성에 버리려고 하는가?”고 화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통화쪽에 출장을 자주 오는 사위가 세번이나 양로원에 들려서 구석구석 돌아보고나서 확실히 ‘둘도 없는 훌륭한 안식처’라고 극구 추천해서야 내키지 않는 걸음을 했는데 와보니 더이상 좋을 수가 없더라”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바로 재작년에 오지 않은 것이다. 내가 언제 ‘갈지’ 모르지만 ‘갈 때’까지 하선촌조선족양로원에서 살고 싶다”고 감개무량해하며 말했다.

하선촌 토배기 강정실의 고향 사랑, ‘부모’ 사랑

 

강정실 원장의 어머니 리성숙로인과 13년을 단층집에서 이웃으로 살면서 사이좋게 주방을 같이 써온 박광명로인(현재 91세)

하선촌 토배기인 강정실 원장은 고중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후 양꼬치, 정수기, 보건품 등 못해본 장사가 없을 정도로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고 한다. 3남2녀중 넷째인 그는 다른 형제자매들이 다 한국에 가면서 어머니를 통화현의 모 조선족양로원에 모시게 되였는데 어머니를 찾아뵐 때마다 독립 화장실도 없고 목욕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양로원의 환경에 항상 눈쌀을 찌푸리게 됐다며 “내가 양로원을 운영한다면 이 정도까지는 어수선하게 하지는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한다.

그러던중 2018년경 하서촌촌민위원회에서 촌 소유로 된, 통화현기차역과 서쪽으로 이웃한 5층 건물을 곧 공개입찰한다는 소식을 듣고 입찰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양로원을 차리면 엄마를 모실 수 있고 엄마와 같은 처지의 고령로인들을 가족처럼 모시는 일을 한평생의 사업으로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박광명로인(현재 91세)과 그가 그린 수탉 그림 

2018년 11월, 그동안 한국에 관광만 다녀오던 강정실이 서울 송파구에 나타났다. 지인들은 한평생 장사만 하며 풍족한 생활을 하던 강정실이 한국에 와서 간병인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그가 사업이 망해서 빚 상환 목적으로 간병인을 하는줄로 알고 ‘관심 전화’가 폭주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정실이 묵묵히 간병일을 열심히 하였다. 반년 동안 간병을 받는 로인과 로인 가족들의 긍정을 충분히 받으면서 양로원 업무가 손에 익으니 강정실은 바로 귀국했고 현재의 2,300평방메터 되는 양로원 건물 입찰에 나섰으며 최종적으로 입찰받으면서 근거없는 루머를 일식시켰다.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첫‘입주민’ㅡ 리성숙로인이 생전에 딸 강정실 원장과 함께 있는 모습

2019년 6월말, 강정실 원장의 모친 리성숙로인은 1년 남짓한 타 양로원에서의 입주 생활을 마치고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첫번째 ‘입주민’으로 되였다.

개업 7개월만인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근 3년간 양로원은 문을 닫았다, 영업을 회복했다를 여러번 반복했지만 그 사이사이 로인들이 입소문을 통해 한두명씩 찾아왔는데 2020년 하반년에 개업 1년 남짓 지나니 40명의 로인이 하선촌조선족양로원에 모여 ‘한집식구’로 오손도손 살게 되였다고 한다. 그후로 통화시, 집안시, 매하구시 등 린근 현, 시에서 찾아오는가 싶더니 장춘시는 물론 료녕성 심양시, 무순시, 영구시, 신빈현 등지에서도 로인들이 륙속 입주해오다보니 이젠 식구가 80명으로 늘었다. 올 들어 예약전화를 수십통은 족히 받았는데 당분간 빈 방이 나질 것 같지 않다고 강정실 원장은 말했다.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영양 만점, 인기 만점 점심밥

양로원은 2,300평방의 면적에 단독방 5개를 포함해 도합 42개 방이 마련돼 있는데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여있어 로인들의 나들이가 아주 편리해보였다. 80명 로인중 최고령 최분희로인을 포함해 운신하지 못하는 로인이 15명 가량 되는데 일군들이 끼니마다 로인들의 입에 음식을 떠넣어줄뿐더러 또 매주 한번씩 전체 로인들에게 목욕을 시켜드린다.

윤선학과 강정실 부부를 포함해 청일색 조선족 일군 11명이 전체 나이 6,000살도 넘는 이 방대한 로인대오를 친부모처럼 극진히 보살피고 있다.

 

주방의 듬직한 맏언니ㅡ67세 장금실, 원래 통화현에서 음식점을 차린 경험이 있는 그는 장수로인들의 입맛에 맞는 료리들을 척척 만들어내여 로인들로부터 ‘보배둥이’로 불리고있다.

하선촌조선족양로원에서 강정실 원장의 또다른 신분은 바로 채소구매 담당이다. 개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근 4년간 매주 메뉴가 중복된 적이 없고 항상 제철나물이 로인들 밥상에 오를뿐더러 잎이 누렇게 늙은 채소를 한번도 구매한 적이 없다고 자부한다는 강정실 원장이다.

최상급 고기와 채소로 만든 료리를 준비한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일군들

주방 일군들은 항상 비싸더라도 제일 생생한 채소만 골라 사오는 강정실에게 “왜 비싼거만 사오냐? 이래갖구 돈이나 벌겠냐?”고 한심한듯 푸념을 하지만 “제 어머니께 대접하는 음식이고 또 제 어머니나 다름없는 로인들을 마음 놓고 맡겨놓은 자식들을 봐서라도 질 떨어지고 값이 싼 채소나 고기를 사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강정실 원장과 일군 장금실이 점심식사를 마친 로인들에게 료리와 밥을 수요에 따라 더 떠드리고 있다.

소방시설, 위생 검사가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지만 강정실 원장은 매일 24시간동안 모든 검사조를 향해 개방하는 태도라며 아무때나 검사조가 ‘돌연습격’을 해도 아무런 문제도 조사해낼 수 없게 할 자신이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평소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의 뚝심이고 배짱이였다. 기자 일행이 특별히 운신을 못하는 로인들의 방들을 골라 일일이 구석구석 돌아보며 코를 킁킁거리며 위생검사 아닌 위생검사를 해보았지만 이상한 냄새를 전혀 맡을 수 없었다.

 

윷놀이장에서의 ‘80 청춘 닐리리’(좌로부터 81세 최학실로인, 88세 리영금로인, 85세 함순자로인)

며칠전, 88세 리영금로인의 한국에서 귀국한 딸이 “그동안 하지 못한 효도를 해야겠다”며 어머니를 집에 모셔갔는데 로인은 떠나면서 강원장의 손을 잡고 눈꿉을 찍으며 애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평소 친자식보다 더 극진한 강정실과의 몇달동안의 짧은 리별도 아득하게만 느껴졌던거다.

장수로인들 건강한 여생 지켜드리는 건강지킴이로 살아갈터

가족같이 즐겁게 일하는 하선촌조선족양로원에서는 웃음꽃이 떠날 줄 모른다.

강정실 원장이 모친 리성숙로인을 여생에 편안하게 모시려고 양로원을 운영하게 되였지만 생로병사의 법칙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법이다. 딸 강정실이 그렇게도 지극정성 어머니를 모셨지만 리성숙로인은 입주 2년만에 2021년 87세를 일기로 이 세상을 하직했다. 하지만 쾌대무진중심소학교 교장까지 맡으시며 한평생을 교육사업에 종사하신 아버지 강병찬로인은 생전에 항상 로인을 공대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우량한 전통이라고 자식들에게 가르치셨다며 아버지의 얼굴에 먹칠하는 일은 한평생 있을 수 없다는 강정실이다.

윤선학(오른쪽 사람), 강정실 원장 부부

양로원 1층에 자리 잡은 하선촌 당지부와 촌민위원회, 촌로인협회에서 평소에 도움을 많이 준다며 특히 문병수 촌서기의 관심과 배려에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간직하고 있다는 강정실은 남편 윤선학과 함께 양로원을 한평생의 사업으로 간주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장수로인들을 친부모로 생각하고 그들의 건강한 여생을 끝까지 지켜드리는 건강지킴이로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생일 떡케익을 받아안은 ‘띠 동갑’이자 ‘생일 동갑’인 96세 리금화로인과 84세 김홍분로인

 

강정실 원장과 양로원 일군 정상연(오른쪽 사람)이 건강장수를 위해 더이상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93세 리복선로인을 타이르고 있다.

리운학로인(현재 91세)이 양로원에 감사기를 전하고 있다.

 

다재다능하고 깔끔하기로 이름난 91세 박화선로인

 

85세 김영준과 82세 김수녀 량주, 김영준로인의 동생 내외와 김수녀로인의 녀동생도 하선촌조선족양로원에 입주해있다.

 

료녕성 신빈현에서 온 83세의 리옥실로인이 양로원 터밭에서 깨잎을 따고 즐거워하고 있다.

 

양로원 터밭에서 앵두를 따먹으며 즐거워하는 80대 ‘소녀들’

 

료녕성 신빈현의 한고향 사람 5명과 함께 양로원을 찾아온 80세 조옥화로인이 양로원을 방문한 친척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길림신문 유경봉 권용 류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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